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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수출하는 대한민국? '자유주의 싱크탱크' 출격


입력 2013.03.28 22:42 수정         김해원 기자

바른사회 등 시민단체들 모여 자유주의 실천 위한 방향 제시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자유주의 운동의 진화와 도약’ 컨퍼런스.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자유주의 운동의 진화와 도약’ 컨퍼런스.

“대한민국이 지금까지는 휴대전화와 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자유를 수출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보수단체들이 그동안 자유주의 사상의 ‘합의’에서 그쳤던 토론회를 넘어 '대중속으로 다가가는 자유주의' 실천을 위한 구체적 방향을 마련했다.

28일 바른사회시민회의, 미래를여는청년포럼,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정규재TV, 경제진화연구소 등 거장 자유주의자들과 청년 자유주의자들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자유주의 운동의 진화와 도약’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들은 “국가력이 커질수록 개인은 활력과 창의를 잃고 왜소해진다고 지적하며 지금이 자유사회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자유주의 전파를 위한 '싱크탱크 - 미디어 전략 - 학계 자유주의 확대 - 청년 자유주의 연대' 등 구체적인 구상이 마련됐다.

"자유주의 좋은데..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조전혁 인천대 교수는 "자칭 보수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생소할 정도로 자유주의의 이론과 이념이 확립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자유주의 프레임화를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호 연세대 교수도 대중들이 자유주의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 ‘메시지의 단순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내 인생은 스스로 책임진다”, “타인의 자유와 재산도 존중한다”, “국가와 여론의 부당한 간섭에 저항한다”라고 자유주의의 메시지를 압축했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풍요로운 세상의 구현을 목표로 해 개인 재산의 사적소유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이처럼 자유주의가 개인의 재산권 옹호를 존중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가진자의 편’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영용 전남대 교수는 “(일부 반자유주의자들은) 자유주의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사회를 자본주의 사회라고 부르며 ‘자본주의’라는 용어에 경멸의 탈을 씌운다”며 “자본주의의 기업가와 자본가는 노동자나 그의 동료를 희생시킴으로써 부를 축척한다고 선동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세계에서 기업가나 자본가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잘 제공해 주는 것 때문”이라며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는 결코 어느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삶의 개선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호 교수도 이에 동의하며 “자유주의는 이기주의자라고 말 할 수도 있지만 사회를 위한 봉사와 가치는 우리도 실천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지금까지는 휴대전화와 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다음 단계 자유를 수출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국가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못 산다는 조치를 하는데, 만약 이것을 옆집사람이 강요한다면 절대 듣지 않지만 국가나 시장이 한다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규제를 경계했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제조업과 건설업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서비스, 유통, 공공부문, 농업은 낙후된 수준”이라며 “전 세계 유통업 1위는 월마트이고 한국에서 제일 큰 신세계는 96등이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가는 것을 막는 게 우리의 '편견'과 '규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우리사회가 지나치게 좌경화 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한겨레 21에서 제공한 표를 통해 “오바마는 미국의 좌파인데 대한민국과 비교하자면 좌승희 공병호 원장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성향이 좌측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청년연대, 활동과 강연 등 청년 자유주의는 즐거워야"

신보라 미래를 여는 청년 포럼 대표도 “청년들은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며 “자유주의가 지향하는 개혁방향을 확실히 제안하면 그것에 동의하는 청년을 확대해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이 초점이 된 연대를 만들고 청년 소재를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며 “학문적인 자유주의로는 청년들이 모일 수 없다. 즐거운 아카데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종국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은 “청년 자유주의는 사명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스펙, 보람, 사명감 등을 위해 활동과 강연, 아카데미 활동 등 틈새시장을 만들어 먼저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카데미와 강연회, 고등학교 방과후 활동 등 틈새시장을 노려 자유주의적 가치 전파에 노력하고 있다”며 “나를 ‘자유주의 연예인’이라고 칭하고 싶다”고 즐거운 자유주의 활동을 강조했다.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는 "이처럼 '즐거운 자유주의 활동'이 학생들의 반응을 얻고 있다"며 "동아리와 방과후 학교를 통해 자유주의 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겨울방학 때 변종국 부회장이 용화여고에서 토론과 논술을 바탕으로 한 자유주의 교육을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며 "전교조 선생님들의 수업이 폐강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소수의 전교조 선생님이 학교를 장악하는 현실에서 이 같은 활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유주의 싱크탱크 위해 온라인 모금 시작한다"

김정호 연세대 교수는 "자유주의자가 가진자의 편이라는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대기업의 돈을 받기 보다는 대중을 통한 모금에 기반을 둬야 한다"며 "대기업의 후원에 기대면 가진자의 편이라는 딱지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 100여개 싱크탱크가 있지만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이념과는 먼 정책을 개발하는 경향이 많고 기업형 싱크탱크는 자사의 생존전략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진보주의 싱크탱크가 많고 국민들의 의식에 많은 영향을 끼쳐 자유주의 이념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자유주의 싱크탱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신뢰가 구축되면 더욱 적극적인 모금활동을 통해 온라인의 '자유주의연구소'를 오프라인으로 확장 설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활동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도 "온라인 자유주의 연구소 구축이 매우 적절하다"면서도 "다만 이를 위해서도 홈페이지 구축, 연락 간사와 사무소 운영 등 자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규재 실장은 "무엇보다 개인 회원을 늘려가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회원비에 차등을 둬 회원을 확장하는 캠패인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이 같은 온라인 '자유주의연구소'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최저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서 발간 등의 사업도 소셜 펀딩을 활용해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유주의연구소를 통해 △연구논문 소개 △신간 소개 △주요 인물 동정 △언론 논평 △세계 자유연구 단체들과의 협력 △국내 연구자들 논문 및 칼럼 등 게재 △진영 논리 아닌 자유시장의 기본 원칙에 입각한 활동 등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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