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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르렁' 대반전 포효…삼성 페르소나는?


입력 2012.07.31 10:04 수정         이일동 객원기자

5월 27일 삼성 18승21패1무 승률 0.462로 7위

조동찬 복귀 후 32승 11패 2무 승률 0.721

급반전한 삼성의 터닝포인트는 뜻밖에도 '백업 내야수' 조동찬의 복귀였다. 급반전한 삼성의 터닝포인트는 뜻밖에도 '백업 내야수' 조동찬의 복귀였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삼성이 승률 6할 고지에 올랐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승률 6할에 진입했다는 것은 사실상 가을 잔치에 초대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삼성이 1위 굳히기에 돌입한 것이란 성급한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시즌 초 삼성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주포 최형우와 채태인의 동반 부진, 그리고 에이스 차우찬의 구위 저하가 겹치면서 투타 밸런스가 완전히 붕괴됐다. 5할 승률도 버거워 보였던 게 엊그제만 같다. 작년 정규시리즈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 그리고 아시아시리즈 석권까지 트레블을 달성했던 디펜딩 챔프의 위용은 온데간데없고 이빨 빠진 사자의 노쇠함만 보였다.

삼성은 한화가 없었다면 5월에 꼴찌 수모를 겪을 수도 있었다. 약 두 달 전인 5월 27일 삼성 성적은 18승 21패 1무로 7위였다. 그랬던 삼성이 승률 6할을 상회하는 1위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2위 두산과는 이미 6.5게임까지 벌어졌다.

흔히들 삼성을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한 팀이라고 일컫는다. 특유의 분지 지형으로 인한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계절적 특수(?)를 삼성만 독점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봄엔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가 5월 말부터 급격한 성적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두 달 동안 삼성에는 어떤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고 그 변화의 중심은 누구일까.


조동찬 복귀 후 '승률 0.721' 대반전

급반전한 삼성의 터닝포인트는 뜻밖에도 '백업 내야수' 조동찬의 복귀였다. 조동찬의 현재 성적은 타율 0.286 3홈런 18타점 8도루. 3할타자가 즐비한 삼성에서 이 정도 타격성적은 명함도 못 내민다. 그런데도 조동찬의 복귀가 터닝 포인트다. 삼성의 올 시즌은 조동찬 복귀 전과 복귀 후가 판이하다. 복귀 전 18승 2패 1무 승률 0.462에 불과했던 삼성이 복귀 후 31승 11패 2무 승률 0.714를 기록했다.

일정을 되돌려 볼 때 삼성 상승세와 조동찬의 복귀 시점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올 시즌 초 옆구리 부상으로 조동찬은 몇 경기를 뛰지 못하고 지난 4월 14일 넥센전을 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가 한 달 여 회복기간을 거쳐 5월 27일 SK전에서 1군에 복귀했다. 그 동안 삼성은 암흑기였다.

1루수 채태인과 '3관왕' 최형우, 그리고 리드오프 배영섭까지 심각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이승엽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던’ 때다. 당시 삼성의 최대 취약 포지션은 2루였다. 1루는 채태인 대신 노장 이승엽이 나섰고 최형우 대신 정형식과 강봉규가 나서면서 어느 정도 보완에 성공했다.

2루는 그야말로 대책이 없었다. 수비는 좋지만 타격이 문제인 신명철과 타격은 괜찮지만 2루에 가면 수비에 문제가 생기는 손주인밖에 없었다. 게다가 2루수 8번타자의 무기력한 타격은 하위타선의 동반 침체를 불러왔다.

2루에 답이 없을 때 마침 조동찬이 1군에 복귀했다. 5월 27일 1군에 재등록한 조동찬은 29일 한화전에서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30일 역시 3타수 2안타로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역시 탄탄한 2루 수비와 활발한 베이스러닝은 기본이었다. 조동찬 복귀 후 삼성은 아킬레스였던 2루 수비와 하위타선의 공격력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류중일 야구의 페르소나(Persona) 조동찬

조동찬의 복귀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9번 김상수의 슬럼프 탈출까지 이끌어낸 데 이어 부진한 배영섭을 대신해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야구의 물꼬를 틔웠다. 배영섭과 최형우, 채태인, 차우찬 등 핵심 선수들은 독주체제를 굳힌 지금도 작년 페이스를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다. 밖으론 드러나지 않는 조동찬의 팀 공헌도는 데이터 그 이상이다.

흔히들 조동찬을 일컬어 유틸리티 플레이어라고 일컫는다. 수비 포지션 어디를 갖다놔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동찬은 포수만 제외하고 내외야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 활용도만 치자면 리그 최고의 식스맨인 셈. '걸사마' 김재걸 삼성 수비코치가 걸었던 바로 그 융합의 길을 조동찬이 따라 걷고 있다.

걸사마보다 더 나은 점이 있다면 바로 일발장타력이다. 그래서 전지전능한 '멀티 식스맨' 조동찬을 노리는 감독들이 많다. 롯데 양승호 감독과 한대화 한화 감독이 대표적이다. 작년까지 신명철에 밀려 백업 내야수로 전전했던 조동찬이 이제는 삼성의 주전 2루수로 자리를 굳혔기에 탐내도 소용없다.

백업 내야수 조동찬이 아닌 주전 2루수 조동찬의 재발견이 바로 올시즌 안정된 수비에 공격야구를 지향하는 류중일 야구의 페르소나(Persona)다. 조동찬이 2루를 꿰차면서 삼성은 반전드라마를 연출했고 류 감독의 야구는 정상궤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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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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