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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변경 적응도…타자 ‘글쎄’ 투수 ‘OK’


입력 2011.04.21 10:48 수정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외야수 이동 홍성흔-김상현 고전

투수 안지만-임태훈 변신 성공적

선수 운용의 폭을 넓히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포지션 변경이다. 선수층이 얇은 팀이거나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포지션에 구멍이 뚫릴 때, 감독들은 보직 이동을 주문하곤 한다.

올 시즌도 기존 포지션에서 벗어나 변신을 시도한 선수들이 여럿 있다. 바로 나란히 좌익수로 이동한 롯데 홍성흔과 KIA 김상현이 대표적이다. 투수 쪽에서도 불펜에서 선발로 이동한 삼성 안지만과 전격 마무리로 기용된 두산 임태훈이 있다.

나란히 좌익수로 이동한 홍성흔과 김상현은 타격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나란히 좌익수로 이동한 홍성흔과 김상현은 타격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타자 '수비 적응..영 쉽지 않네'

지난해까지 줄곧 지명타자로만 활약한 홍성흔은 이대호의 1루 이동과 주전 외야수 손아섭의 부상으로 개막 이후 좌익수로 뛰고 있다. 하지만 ‘초짜 외야수’에게 타구가 날아가면 과연 잡을 수 있을까란 걱정이 앞선다.

시즌 초 야간 경기서 외야 플라이볼을 잡은 것 자체만으로도 기사거리를 제공한 홍성흔은 결국 지난 9일 넥센전에서 자신에게 날아온 타구를 허둥대다 놓쳤고, 급기야 펜스 플레이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슬라이딩을 하는 몸 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아직까지 실책은 ‘제로’다.

하지만 본업인 공격에서도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홍성흔은 타율 0.276 0홈런 6타점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0.439에 달하던 득점권 타율도 올 시즌에는 0.231로 뚝 떨어졌다. 수비에서의 부담이 타격 부진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범호 가세로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했던 김상현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김상현은 좌익수 수비에서 큰 허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타구 판단도 정확한 편이며 무엇보다 강한 어깨에서 뿜어져 나오는 송구가 일품이다.

그러나 정작 기대를 모았던 타석에서는 MVP를 받았던 2009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상대 투수들의 집요한 몸 쪽 공략에 이렇다 할 대처를 못하고 있으며 큰 것 한 방을 의식한 스윙은 연일 허공만 가르고 있다. 김상현은 현재 타율 0.192 1홈런 8타점으로 크게 부진하다.

3루수로 이동했던 한화 정원석은 일찌감치 변신을 포기한 케이스. 시즌 초 핫코너에서 잇따라 실책을 범한 정원석은 한대화 감독으로부터 혼쭐이 난 뒤 수비 부담이 덜한 1루로 돌아섰다.

반대로 롯데 전준우는 제 포지션인 중견수로 돌아가자 힘이 펄펄 나고 있다. 3루에서도 무난한 수비를 펼쳤던 전준우는 본업으로 돌아가자 잇따른 호수비로 롯데 외야를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다. 공격에서도 3루수였을 당시 0.208에 불과하던 타율이 중견수로 돌아간 뒤에는 0.310로 상승했고,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나가며 타격감을 가다듬고 있다.

각각 마무리와 선발로 변신한 임태훈과 안지만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각각 마무리와 선발로 변신한 임태훈과 안지만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투수 '진작 이동 시킬걸'

지난해까지 삼성 불펜의 핵이었던 안지만은 선발진의 누수를 메우고자 스프링캠프서부터 선발 수업을 받아왔다. 2003년 데뷔 이후 선발 등판이 고작 23경기(총 284경기)였던 터라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출발 역시 좋지 않았다. 첫 경기였던 롯데전에서 6.1이닝동안 8피안타 6실점으로 흠씬 두들겨 맞은 뒤 불펜 이동이 점쳐졌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일주일 뒤 다시 한 번 안지만을 선발로 기용했고, 결과는 6이닝 1실점 승리투수라는 성적표로 돌아왔다.

이후 19일 KIA전에서도 양현종과 맞붙어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친 안지만은 날이 갈수록 선발 마운드에 연착륙하는 모습이다. 안지만은 장원삼이 부상에서 돌아왔어도 당분간 계속 선발로 기용될 전망이다.

1점대 평균자책점과 세이부 부문 단독 선두(6세이브)를 질주 중인 임태훈도 변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케이스다. 임태훈은 지난해 음주 사고 물의를 일으킨 이용찬 대신 마무리 보직을 맡아, 팀이 박빙의 리드를 펼칠 때마다 등판해 소방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2경기 연속 나란히 1실점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150km를 넘나드는 구위가 싱싱하게 살아있다.

사실 임태훈은 지난해 선발 전환 이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물론 평균자책점이 5.30으로 치솟으며 데뷔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또한 27개의 홈런을 얻어맞으며 ‘홈런 공장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까지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두터운 신뢰는 마무리라는 중책으로 이어졌고, 애제자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연일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07년,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거머쥔 뒤 아직까지 타이틀이 없는 임태훈은 올 시즌 오승환(삼성), 정대현(SK) 등 걸출한 마무리 투수들을 상대로 구원왕에 도전한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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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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