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SBS는 <8시 뉴스>(앵커 신동욱 김소원)를 통해 “수사기관이 아닌 언론사의 한계로 현재로서는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시청자들과 장자연의 유족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고 장자연의 친필 편지를 처음 보도한 SBS 우상욱 기자는 리포트를 통해 “올 초 장씨의 편지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장씨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곧 수원지방법원 재판기록에 포함된 편지를 확보했고, 2009년 검경 수사팀이 이에 대해 전혀 수사하지 않았던 사실도 알아냈다”고 밝혔다.
또, “교도소에서 2차례 전 모씨를 만나 편지의 출처를 따지고 그의 가족도 만났다. 결국 편지 230쪽을 위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보도하게 됐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장 씨 사건에 대해 계속 취재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같은 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원장 정희선 이하 국과수)이 “장자연의 편지로 알려진 문건 속 필체가 친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하면서 오보 논란이 일자 SBS가 밝힌 입장.
국과수 문서영상과장 양후열 씨는 “장자연 편지는 장자연의 필적과 다르고, 광주 교도소에 수감된 전 모씨(31)에게서 압수한 필적과 동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SBS 8시 뉴스'는 “고 장자연이 생전 작성한 편지 50여 통, 230여장을 단독 입수했다. 편지 내용에는 대기업, 금융기관, 언론사 관계자 등을 포함해 31명을 접대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보도해 파장이 일었다.
이에 경찰은 지난 6일 SBS 보도 이후 ‘장자연 펀지 특별 조사팀’을 꾸려 편지를 받았다고 주장한 수감자 전 모씨의 감방을 압수 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고, ‘장자연 편지’ 원본을 발견해 국과수에 필적 감정을 의뢰한 것.
경찰은 모든 것이 고 장자연의 지인을 자처하는 전 모씨가 꾸민 자작극으로 보고 있는 상황. 전 씨의 한 동료 수감자로부터 “전 씨가 여러 가지 필체를 구사할 수 있고, 편지도 하루에 대여섯 통씩 썼다”는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
전 씨는 여러 가지 글씨체로 수많은 문건을 작성해 수사에 혼란을 줬지만, ‘거짓말’의 ‘ㅅ’받침을 ‘ㅈ’으로 잘못 적는 등 맞춤법을 틀리는 습관은 속이지 못했다는 이유도 들어 재수사는 없다는 방침을 정하고, 대신 연예계 부조리를 뿌리 뽑기 위해 앞으로 넉 달간 집중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과수가 감정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SBS는 “교도소에 수감돼있던 전 모씨가 신문에 난 장자연의 유서 사진만 보고 글씨를 흉내 내 230쪽이 넘는 분량의 편지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찰이 국과수의 필적 감정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예단 하는 것 자체가 수사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해왔다.
결국, 국과수의 감정으로 이른바 ‘장자연 편지’는 가짜로 드러나며 해프닝으로 끝났고, 장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진짜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채 미궁 속에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