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일본’ 맞선 곽민정…세대교체 물꼬 텄다

입력 2011.02.07 09:20  수정

은퇴 머지않은 김연아 이을 기대주

일본신예들과 대결 속에 값진 동메달

곽민정이 지난해 부진과 슬럼프를 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 하나만으로도 아시안게임 동메달은 너무나도 값지다.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곽민정(17·군포 수리고)이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세대교체의 물꼬를 확실하게 텄다.

곽민정은 5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국립 실내사이클경기장서 펼쳐진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95.39점을 획득, 지난 4일 쇼트 프로그램 점수 52.65점을 합한 종합 147.95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21·고려대)가 빠진 가운데 곽민정의 동메달은 한국 피겨가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따낸 싱글 종목 메달. 또 지난 1999년 강원 대회에서 이천군과 양태화가 출전한 아이스댄싱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후 12년 만에 나온 아시안게임 피겨 메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곽민정이 지난해 부진과 슬럼프를 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 하나만으로도 아시안게임 동메달은 너무나도 값지다.

현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랭킹 57위에 머물러있는 곽민정은 지난해 전주서 열렸던 4대륙선수권에서 6위를 차지하며 시니어 첫 출전에서 기대를 품게 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역시 13위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후 곽민정의 성장은 멈춰있었다. 아니 멈출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김연아와 캐나다 토론토에서 함께 훈련하던 곽민정은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 전(前) 코치의 결별 과정에서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어 국내로 다시 돌아오는 등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허리 부상 탓에 세계선수권에서는 22위에 머무르는 등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하지만 허리의 통증이 사라지자 곽민정의 기량도 다시 발전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태릉 빙상장서 열렸던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에서 김해진(14·과천중), 박소연(14·강일중)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고 결국 동계 아시안게임을 통해 부활의 신호를 알렸다.

일부에서는 177.04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동갑내기 무라카미 가나코(일본)와 은메달을 따낸 이마이 하루카(18·일본)에게 ´참패´한 것이라고 폄훼한다. 하지만 아사다 마오(21·일본)의 기량을 훨씬 뛰어넘은 김연아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아사다를 넘기 힘든 라이벌이라고 여겼듯, 곽민정 역시 몇 년 후에는 일본의 신예인 무라카미 등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여기에 곽민정의 뒤를 이을 신예의 성장도 눈부셔 일본의 ´화수분´을 더 이 상 부러워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남녀 종합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김해진은 부상을 털고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고, 박소연 역시 지난해 종합선수권 3위에서 한 계단 오른 2위로 더욱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등급 심사를 통과해 태극마크를 달게 된 이호정(14·서문여중)도 지난달 종합선수권 4위와 함께 다음달 주니어 세계선수권 출전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과제는 지금 자라고 있는 유망주와 차세대 에이스를 한국 피겨계가 얼마나 더욱 잘 가꾸고 성장시키느냐다. 곽민정을 비롯해 현재 1997년생 동갑내기 삼총사들이 한국 여자 피겨를 이끌어갈 성장 동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 피겨계가 앞장서 원활한 세대교체가 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만 한다.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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