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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난 중도보수인데 언론서 난도질"


입력 2011.01.05 17:19 수정        

시공무원 대상 시정설명회서 "전면 무상급식은 얄팍한 거짓말" 맹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서울시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시의회와 관련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발언에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서울시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시의회와 관련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발언에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 및 예산을 놓고 서울시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전면 무상급식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5·6급 서울시 공무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열린 시정설명회에서 “대한민국의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옳다고 믿는 길을 가야 한다. 어떤 오해와 편견, 폄하와도 싸워야 한다”며 시의회와의 갈등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오 시장은 전면 무상급식에 대해 “얄팍한 거짓말” “무차별적 복지” “정치적 거짓말” 등으로 규정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희망플러스·꿈나래통장, 주춧돌 프로젝트, 희망 인문학 등이야말로 “필요한 것 만큼 필요한 계층에게 주는 보편적·예방적 복지”라면서 ‘무차별적으로 똑같이 주는 게 보편적 복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서울형그물망 복지는 ‘자립, 참여, 예방’이란 원칙을 갖고 복지 정책을 체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소득수준에 따라서 가난한 사람이 더 받는 것을 보편적 복지라고 하지,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과잉해서 복지를 하는 걸 보편적 복지라고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 시장은 “무상급식 때문에 보편적 복지라는 것이 많이 훼손돼 오히려 우리가 먼저 보편적 복지라는 이야기를 했는데도 이제 쓸 수 없게 됐다. 사람들이 똑같이 받는 걸 보편적 복지라고 착각하기 시작했으니 엄청난 정치적 거짓말인 셈”이라며 “서울시와 같은 체계적 복지는 경기도도 없고, 중앙정부에도 없다. 우리처럼 철학적으로 만들어진 곳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면 무상급식 반대 이유는 시정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것. 오 시장은 무차별적 복지의 폐해에 대해서도 신랄히 지적했다.“무상급식을 갖고 펄펄 뛴다고 이해 못하는 분들이 있는데, 기초수급자 가정이나 자가용 두 대인 가정이나 똑같이 월 5만원을 주는 거다”라고 전제한 뒤 “이런 복지 정책 쓰기 시작하면 마음의 병,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고, 세금도 늘어난다”고 꼬집었다.

또 오 시장은 “(무상급식 찬성론자들이나 배웠다는 분들도) 낙인감 얘기를 하는데, 거짓말이다. 아이들이 밥먹는 것 때문에만 멍이 드나, 학교 가서 식사 때만 빈부 격차 느끼느냐”고 반문하며 “명분을 만들고, 먹는 것과 연관지어 포장하면 죄책감이 사라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전면 무상급식이 일본의 자녀양육수당과 같은 결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일본 민주당이 중학교 이하 자녀에게는 한달에 2만6000엔씩 현금 지급하겠다고 공약해서 대승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30, 40만원씩 다달이 애 하나당 주겠다고 한 것”이라며 “아무리 경제대국이지만 지금 돈이 없어, (자녀양육수당을) 반으로 줄이고 국채를 발행했다. 우리가 일본을 따라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국채를 발행하면 누가 갚나. 그 혜택을 받은 아이들이 자라나서 갚는다”라며 “일본 지식인들이 찬성하는 사람들이 ‘외채 아니고 국채니 별로 나쁜 빚 아니다’라고 합리화한다. 일본도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부담은 훨씬 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전면 무상급식 반대가 선거전략이라는 시각에 서운함을 나타내면서 향후 조세부담 등을 생각하지 않고 전면 무상급식을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선거전략’이라고 힐난했다.

오 시장은 “표 앞에는 장사 없다. (전면 무상급식같은) 공약을 선거에 내걸면 선거에서 반드시 이긴다”며 “옛날에 돈봉투 돌리던 선거 시절이 있었지만, 그럴 필요 없이 다달이 10만원씩 주겠다고 공약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대선주자라는 얘기는 몇 년 전부터 나오던 얘기임에도 무상급식 갖고 평소와 다르게 공격적인 면모를 보이니까 ‘아 이제 대선 시작했다’ 딱지를 붙이는 것”이라며 “딱 잘라서 안 한다고 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이 (중앙정부와의 협의 등) 업무에 음으로 양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자신의 시정철학 등이 폄훼되고 있는데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4년 전 당선되고 이번에 당선될 때, 보수의 가치만 가지고 당선됐다고 보지 않는다”며 “내 정치적 가치 이미지는 중도보수, 합리적 보수인데, 요즘 인터넷에서 난도질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요즘 대권주자 지지율이 올라가서 오 시장이 고무됐다 그러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보수층의 지지가 결집되는 것 뿐이지, 합리적 보수를 원했던 저를 지지했던 유권자 층은 떠나가고 있다“며 ”가슴이 아프다. 정치가는 정치적 브랜드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정치적 자산인데, 오 시장이 지지율 오르는데 고무돼 계속 갈 것이라는 건 반대진영의 폄하 논리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오 시장은 민주당이 전면 무상급식이라는 정치논리를 위해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낙인감은 주민자치센터에서 신청하게 제도를 바꿔놓고 법안 통과시키려 보냈더니 민주당에서 위원장직을 차지하고 있는 교과위에서 법안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서 “그것만 통과되면 무상급식의 최대 논거가 사라지니까 안하고 깔아 뭉개고 있다. 그러면서 돈으로 해결하자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비난했다.

오 시장은 시와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서울시의회에 대해서는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는 “시의회 사람들이 소득과 무관하게 100만원 버는 사람, 1000만원 버는 사람이나 다 똑같이 혜택을 주는 게 보편적 복지라는 엉터리 얘기를 하고 있다”며 “시의회가 통과시킨 예산은 (서울시가) 골탕 한 번 먹어보라는 식이다. 그냥 시민들에게 (돈을) 나눠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30% 까지 늘려 소득하위 3분의 1까지 무상급식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제 생각이다. 시의회와 정치적 타협이 필요하다면 한 50% 까지 늘리는 건 가능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 이상은 질 나쁜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재차 전면 무상급식 반대입장을 천명했다.

또 오 시장은 “이번에 통과된 예산에는 가슴 아픈 삭감이 곳곳에 들어있다“며 ”이미 발전한 성과가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시의회가 서울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 시장은 “도시경쟁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시의회 때문에 추진 사업들이 다소 지장을 받고 있지만 진리는 항상 이긴다고 생각한다”며 “토목 건설, 삽질 안하면 된다고 둘러대는데, 정말 필요없나. 한강변에 행복한 표정 짓고 걷고 계신 분이 토목 건설 때문에 걷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경제 활성화시키고 일자리 창출 시키고, 서울형그물망 복지 시스템으로 시민이 행복하고 세계인이 사랑하는 서울을 만드는 게 우리의 비전에 돼야 한다”며 “서울시의 복지 가치를 지켜내려면 이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데일리안 = 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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