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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거만했던 장린´에 유쾌한 설욕


입력 2010.11.15 01:13 수정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압도적 스피드와 강인한 체력으로 금

경쟁자 장린, 박태환 타도커녕 노메달

박태환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200m 금메달을 확정한 후 환호하고 있다. 박태환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200m 금메달을 확정한 후 환호하고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에게 아시아 무대는 너무나 좁았다.

박태환은 14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센터에서 벌어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80의 아시아신기록으로 쑨양(중국)과 마쓰다 다케시(일본)를 제치고 1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로써 박태환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2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고 조오련·최윤희·지상준에 이어 한국 수영선수로는 4번째로 아시안게임 2연패 주인공이 됐다. 또한,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에서 2회 연속 우승은 박태환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고, 일본 이와사키 구니히로(1966·70년)에 이어 무려 40년 만이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와 400m,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은 이날 당시의 위력을 과시하며 다시 한 번 다관왕 등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중국 차세대 수영강자 쑨양은 1분46초25의 기록으로 박태환에 이어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지만, 1위 박태환에게는 무려 1초 이상 뒤졌다. 지난해 로마선수권에서 ‘박태환 타도’를 외쳤던 장린은 일본 마쓰다에게도 밀려 4위에 머물렀다.

장린은 2009 로마선수권 자유형 1,500m에서 박태환을 꺾은 직후 방에 걸어둔 ‘넘어야 할 벽’ 박태환 사진을 떼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자만은 결국 화를 불렀고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박태환에 완패, 영원한 2인자로 낙인찍히게 됐다.

예선 3위에 해당하는 1분49초15의 기록으로 3번 레인을 배정받은 박태환은 200m 결승에서 압도적인 순발력과 강인한 체력을 과시했다.

빠른 스타트와 함께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초반부터 독주하기 시작했다. 초반 속력부터 무서웠다. 100m 구간을 51초39로 통과하며 베이징올림픽 당시 수립한 구간성적보다 0.13초 빠른 페이스를 보였다.

150m 구간에서도 1분18초03으로 들어와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0.65초나 앞당겼다. 레이스 후반으로 갈수록 지치기는커녕 특유의 뒷심까지 불을 뿜으며 경쟁 선수들을 압도한 것. 특히, 쑨양은 50m~100m 구간에서 무리하게 박태환의 뒤를 쫓다가 제 풀에 꺾이고 말았다. 급기야 150m 구간에서 체력의 한계를 절감하며 박태환에 1초 이상 뒤졌다.

결국, 박태환은 마지막 200m를 1분44초80으로 들어오면서 종전 자신의 아시아신기록(1분44초85)을 0.05초 단축한 아시아신기록으로 대회 2연패를 완성했다.

박태환의 승전보가 값진 이유는 시련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수영 역사상 최초이자 아시아수영 최초인 자유형 400m 금메달을 획득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박태환은 불과 1년 뒤 로마선수권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초라하게 무너졌다.

하지만 박태환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노메달 수모를 당한 로마의 충격을 딛고 보란 듯이 일어섰다. 2010 팬퍼시픽대회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내며 부활을 알렸다.

400m에서 맞수 장린을 2.18초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오르며 로마선수권 패배를 시원하게 되갚았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장린을 꺾으면서 박태환은 독보적인 아시아 수영영웅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학생 시절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열심히 연습했다"는 박태환. 노력하는 수영천재에게 아시아 무대는 너무 좁다는 것을 새삼 확인한 200m 레이스였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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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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