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MB ´김정일 방중 긍정 평가´의 숨은 계산은


입력 2010.08.31 16:23 수정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중국 측으로부터 김정일-후진타오 회담 내용 전달 받아

"중국과 대척관계 아니다" 강조…북보다는 중국에 초점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관련, “중국에 자주 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언급에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고 잘하고 있다는, 여기에 더 잘하길 바라는 기대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6자회담 재개와 대화국면으로 이동하려는 포석이냐는 물음에 그는 “거기까지 가려면 여러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 북한은 권력세습, 세대교체, 경제문제, 핵문제 등을 풀기위해 어떤 구도를 만드는 게 유리하느냐에 따라 여러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좀더 북한의 태도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북한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남북관계 발전과 6자회담 재개가 이뤄진다”며 “기본 입장에 변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한미, 북중 대결·냉전국면? 현 국제 상황을 너무 이분법적으로 보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전문가는 “대통령 말 그대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이 ‘중국의 역할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는데 이는 북한과 중국과의 밀월관계를 인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확인한 말”이라고 해석했다.

김희정 대변인은 “언론 등에서 한국과 미국의 한 축, 북한과 중국의 한 축을 만들어 대결국면, 냉전국면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는 현 국제 상황을 너무 이분법적으로만 보고 복잡한 관계 이해를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청와대가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대변인은 “대통령 발언도 냉전적 부정적 시각에서 국제관계를 바라보지 말고 보다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언론도) 그런 시각으로 평가해 달라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5월 4년만에 전격적으로 방중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5월 4년만에 전격적으로 방중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외교부를 통해 공식 브리핑한 것 이외에 중국 측으로부터 류우익 주중대사를 통해 (김정일-후진타오 회담 관련) 보다 더 상세한 내용이 우리 정부에 전달됐다”며 “그런 기조하에 오늘 대통령 말을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류 대사를 통한 중국 입장은 어제 30일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이처럼 중국측이 류 대사를 통해 입장을 전해온 것까지 밝힌 것은 결코 중국과의 관계가 대립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듯하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우리를 중국과 대척점에 놓고 있는 게 국제사회를 보는 적절한 시각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기조에서 김 대변인은 전날 청와대에서 천즈리 중국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접견했을 당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추가로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천 부위원장에게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어려운 시기에 후 주석과 나눈 대화를 통해 믿을 수 있는 관계라는 신뢰를 가졌다. 남들이 뭐라 하든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양국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대화였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어려운 일 있을 때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이 좋다는 속담이 있다고 소개했더니 중국쪽에서도 ‘우리도 똑같은 속담이 있다. 우리는 좋은 이웃 사촌이다’라고 화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고 한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중 양국간 경제관계는 가장 왕래가 많은 관계로 특히 국민들간의 관계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측면에서 우리도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것을 참고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개혁개방에 중국 발전상 긍정적 영향”

여기에 청와대는 ‘북한의 경제 부분’도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중국 신화망이 밝힌 김정일 방중 기사를 소개키도 했다.

자료에 따르면 “양국 지도자는 자국 국내 상황과 발전 계획을 상호 소개했다”며 “후진타오는 북한 국민들이 경제 건설 분야에서 이룬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나왔다.

또한 후진타오 주석은 “경제건설을 중심으로 각종 사회주의 현대화 사업의 전면적 발전을 추진하고 민생 보장과 개선 노력을 끊임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중국 개혁개방 30여년 간의 기본 경험”이라고 말했고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은 현재 경제발전·민생개선에 힘스고 있으며 중국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표명했다고 보도됐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북한 지도부, 꼭 찍어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발전상을 직접 보는 것이 향후 북한의 개혁·개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동성혜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