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네이버 등 오픈마켓 약관 손본다…이용자 권익 확대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4.27 12:00  수정 2026.04.27 12:01

공정위, 개인정보 책임 전가 등 개선

결제수단 임의 변경 등 불이익 해소

공정위 “협의 완료…5월 초 개정 예정”

공정거래위원회.ⓒ연합뉴스

쿠팡, 네이버 등 주요 오픈마켓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이 대거 시정된다. 개인정보 보호 책임을 이용자에게 전가하거나, 결제·환불·정산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던 조항을 바로잡아 플랫폼 이용자 권익을 강화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의 7개 주요 오픈마켓 사업자 이용약관 등을 심사해 4개 분야 총 11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대상은 쿠팡, 네이버, 컬리, SSG닷컴, 지마켓, 11번가, 놀유니버스 등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급성장한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서의 플랫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거래규모는 지난 2023년 242조원에서 2025년 275조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서비스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비롯해 서비스 제공, 요금 결제 방식, 탈퇴·환불 등 전 과정에서 사업자 책임과 이용자 권리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먼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사업자의 면책 조항을 시정했다. 기존 약관에서는 오픈마켓 사업자는 거래 과정에서 수집된 이용자의 성명, 연락처, 결제 정보 등 방대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수집·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표기하고 있다.


기존 약관은 해킹이나 정보 유출 사고 시 사업자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거나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 약관은 개인정보 유출 시 사업자의 귀책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면제하고, 이용자가 모든 손해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없도록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과도 배치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사고 발생 시 사업자의 고의·과실 등 귀책사유에 따라 사업자가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거나, 부당한 면책조항을 삭제하는 등 이용자와 사업자 간 책임의 균형을 도모하도록 했다.


플랫폼의 중개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조항도 손질됐다. 기존 약관은 일부 사업자가 단순 중개자라는 이유로 거래 전반에 대한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시키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같은 약관이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거래 안전 및 서비스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이용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불공정한 조항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사업자의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 책임을 부담하도록 약관을 수정했다.


이용자와 사업자 간 책임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에도 사업자가 전면 면책되던 구조를 개선, 책임을 비율에 따라 분담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고객의 귀책사유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자가 항상 면책되도록 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사업자의 자의적 운영권 행사도 제한됐다. 플랫폼 운영정책은 사업자가 운영의 편의에 따라 약관 목적 등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 사항을 정한 것으로, 운영정책을 통해 기존 약관에 규정된 이용자의 권익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해당 약관은 운영정책 등을 기존 약관보다 우선시해 기존 약관에서 규정한 사항을 사실상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운영방침 등 약관 외 규정이 약관의 내용을 임의로 변경·대체할 수 없도록 하고, 계약의 안정성과 이용자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도록 했다.


정산과 환불 과정에서의 불이익도 개선됐다. 대금의 정산 보류는 입점업체의 자금흐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치이므로, 입점업체에 대한 판매대금 정산을 포괄적 사유로 보류할 수 있던 조항은 구체적 요건을 명시하도록 수정됐다.


또 불필요하게 광범위한 사유는 삭제하는 등 약관을 시정,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회원 탈퇴 시 유상 캐시까지 소멸시키던 규정은 무상 지급분에 한해 소멸하도록 바뀌어 이용자의 재산권이 보장된다.


구독 서비스 환불 기준 역시 개선됐다. 동일 서비스임에도 결제 주기라는 형식적 기준만으로 월회원과 연회원 간 환불 기준을 달리 적용하던 조항은 부당하다고 판단되며,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삭제하는 방법으로 시정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약관 개정 시 묵시적 동의로 간주하거나 개별 고지가 미흡한 조항에 대해 동의 의제는 ‘상당한 기간 내에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 의사표시가 표시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명확히 고지하도록 하고, 중대한 개정 사항에 대해서는 개별 고지를 하도록 시정했다.


또 분쟁 관련 부당한 재판 관할은 민사소송법에 따라 관할 재판을 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손해배상 범위를 일정 금액으로 제한하는 조항은 삭제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문제되는 조항들을 시정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수용해 자진시정을 하기로 협의가 완료된 사항”이라며 “현재 약관 개정 절차를 하고 있다. 아마 내달 초에는 개정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