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항공우주 기술 산실
우주 경제 선도 고도화 프로젝트
재사용 발사체 체계 구축 박차
“올해 5대 우주 강국 도약 중대 전환점”
2024년 4월 9일 개기일식에 다누리가 촬영한 지구(지구의 오른쪽 부분에 북미 대륙이 보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정부와 공공기관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정부·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이하 항우연)은 대한민국 항공우주 기술의 산실이다. 국가 우주 전략 핵심 축으로 위상을 공고히 해 왔다. 1989년 설립 이후 기초 연구부터 발사체, 인공위성에 이어 항공기까지 이른바 K-항공우주 산업 자립을 이끈 중추 기관이다.
항우연은 지난 2024년 5월 우주항공청(KASA) 출범 이후엔 산하 기관으로 편입돼 단순 연구소를 넘어 국가 우주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민간 우주 생태계를 견인하는 핵심 기지로 거듭났다.
항우연 역사는 대한민국 항공우주 기술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한다. 30여 년 전 소규모 연구 인력으로 시작한 항우연은 이제 누리호 발사 성공과 달 궤도선 다누리 운영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우주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견인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술 습득과 국산화가 주된 목표였다면, 현재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 등 미래 우주 경제를 선도할 고도화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조직 구성과 운영 체계 또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진화했다. 현재 항우연은 우주항공청 정책 방향에 발맞춰 항공,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우주탐사 등 분야별로 전문 연구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 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독립사업단 형태의 조직을 운영한다. 무인 이동체, 우주 파이오니어 사업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경.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 발사체 개발 재도약…우주 혁신 가속
올해 항우연 역점 사업은 국가 우주 경쟁력 확보와 민간 우주 산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해 있다. 우주항공청이 발표한 2026년도 연구개발(R&D) 종합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총 94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우주기술 혁신을 가속할 계획이다.
우주 수송 역량 강화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다. ‘누리호’ 성공을 바탕으로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 체계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028년 개발을 목표로 하는 궤도 수송선 비행 모델 개발과 실증 사업에 신규 예산을 투입해 우주 수송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발사체 엔진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재사용 설계 기술을 본격화하는 것이 올해 핵심 과제다.
위성 분야에서는 국가 안보와 재난 대응, 산업 활용을 포괄하는 위성 체계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다목적 실용위성 8호 개발을 포함해 초고해상도 광학 위성 핵심 기술 개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위성 정보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위성 지상 안테나 시스템 연구와 위성 운영 기술 고도화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위성 개발을 넘어, 위성 데이터가 국가 서비스와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항공 분야 도전도 이어가고 있다. 미래형 항공기인 UAM(도심항공교통) 실증 사업을 지원하고, 항공기용 가스터빈 엔진의 국산화와 자립 기반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드론 국산화 전략을 수립하고 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해 대한민국 항공 기술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목표다.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과 같은 기반시설을 통해 산·학·연이 공동으로 기술을 검증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민간 중심 우주 경제 생태계 조성 박차
항우연은 민간 중심 우주 경제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주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사업 등을 통해 국산 소자 부품의 우주 헤리티지 확보를 지원한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 발사 장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들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국제 협력 체계 또한 강화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카리브 우주기구의 기술 고문 자격 획득과 같은 성과는 항우연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항우연은 국민 경제 발전과 국민 생활 향상을 목표로 한다. 우주 개발이 연구실 안의 성과에 머물지 않고, 재난 대응, 농작물 생산 예측, 불법 건축물 탐지 등 실생활과 산업 전반에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소명이다.
올해는 대한민국이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중심에 항우연의 치열한 연구와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항우연의 연구는 민간과 정부, 연구기관 ‘삼위일체’로 대한민국을 우주 경제 시대로 이끄는 여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현재 항우연은 이상철 원장을 중심으로 항공혁신 연구소 위성우주탐사 연구소 우주발사체 연구소 나로우주센터 국가위성정보 활용지원센터 전략기획본부 경영본부 KPS개발 사업본부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무인이동체 사업단과 스페이스파이오니어사업단을 운영 중이다.
인력은 정규직으로 연구 743명, 기술 94명, 행정 94명, 기능 101명을 둔다. 비정규직은 118명이다.
올해 예산은 총 7313억원이다. 이 가운데 5681억원은 정부부처 수탁 예산이다. 우주항공청 4852억원 외에도 국토부 183억원, 해수부 165억원, 환경부 100억원, 산업부 72억원, 기타 309억원이다.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인터뷰] 이상철 원장 “기술 추격에서 선도로…독자 우주 시대 연다”
누리호 5차 발사·위성·성층권 드론
“기술 이전은 필수, 보안은 기본”
“올해는 누리호 5차 발사와 다목적실용위성 6호, 성층권 드론 장기체공 비행이 핵심입니다.”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민간 주도 우주산업 전환과 핵심기술 보호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우주항공청 정책 아래 항우연이 국가 항공우주 연구개발 전 주기를 수행하는 기술혁신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항우연의 역할에 대해 “인공위성, 발사체, 우주탐사, 항공기술 전반을 수행하는 국가 연구기관으로 독자 발사체와 인공위성 프로그램을 통해 국가 안보와 재난 대응 기반을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인기와 고효율 추진 공력 설계 등 항공 핵심 원천기술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핵심 사업으로는 누리호 5차 발사와 다목적 실용위성 6호, 성층권 드론 장기 체공 비행을 제시했다.
그는 “누리호 5차 발사는 발사체 신뢰도와 상업 발사 서비스 역량을 검증하는 시험대”라며 “다목적 실용위성 6호는 고해상도 영상레이더 위성으로 국가 관측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층권 드론에 대해서는 “통신·감시·재난 대응을 아우르는 준위성 플랫폼 기술 확보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취임 이후 추진 중인 전략과 관련해 이 원장은 “중장기 연구개발 로드맵 수립을 본격화했고, 조직문화 혁신과 인재 양성을 병행하고 있다”며 “근무 환경 개선과 신규 보직자 교육을 통해 내부 신뢰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민수헬기 축소로터 풍동시험 장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산학연 협력과 관련해서는 “2025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누리호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며 “2026년에는 달 착륙선 추진시스템을 산학연 협력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항우연은 설계를 맡고 학계는 설계 협력, 산업체는 구성품 개발과 조립·시험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 구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국제협력 확대 성과도 소개했다. 이 원장은 “캐나다 항공우주 R&D 컨소시엄 CRIAQ 과 협력 MOU를 체결하고 공동 워크숍을 개최했다”며 “미국 Southwest Research Institute 와도 협력 MOU를 체결해 협력 분야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역할 논란에 대해서는 “우주항공청 정책과 예산 방향에 따라 항우연은 연구개발 수행 주체로서 전략기술 기획·축적·실증·확산을 담당하는 전주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주도 우주 개발 확대와 관련해 그는 “기술 이전은 필수 과제”라며 “기술 이전 과정에서 보안 실사를 통해 기술 유출을 방지하고 원천기술 확보와 미래 선도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기술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하려면 장기 비전 기반 도전적 연구 투자가 필요하다”며 “선도 기술 기획 역량과 산업 생태계 확산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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