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상계 전 소명 기회·입증자료 확대
간이투자설명서 첫 페이지에 핵심 위험 요약
보험약관·대리청구인 제도 개선도 병행
은행이 고객의 최저생계비 상당 예금을 충분한 확인 없이 대출과 상계해 차감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금융감독원
은행이 고객의 최저생계비 상당 예금을 충분한 확인 없이 대출과 상계해 차감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해외 부동산펀드 전액 손실 사태 등을 계기로 공모펀드의 핵심 투자위험을 한눈에 보여주는 ‘펀드 핵심위험 표준안’도 마련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이찬진 원장 주재로 제2차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소비자 보호 관련 주요 과제를 논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공모펀드 투자위험 안내, 보험상품 설명체계 개편, 은행권 최저생계비 상계 관행 개선, 디지털 리스크 감독, 보이스피싱 대응역량 평가체계 개선 등 7개 안건이 다뤄졌다.
우선 금감원은 은행권의 최저생계비 예금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상계 관련 업무관행 개선에 나선다.
현행 제도상 최저생계비 250만원 상당 예금은 압류금지채권으로, 예금주가 이의를 제기하면 은행이 대출과 상계할 수 없다.
하지만 상당수 은행이 입증방법이나 기한 등에 대한 충분한 안내 없이 상계 통지 후 2~10영업일 내 상계를 진행해 왔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계좌정보 통합조회 내역 등으로도 최저생계비를 입증할 수 있도록 자료 범위를 확대·간소화하고, 상계 전 주요사항 안내를 강화하는 한편 충분한 입증자료 준비기간을 부여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최저생계비 입증 이후 대출·예금 처리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기준도 마련한다.
공모펀드 투자위험 안내 방식도 소비자 눈높이에 맞게 바뀐다.
금감원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최소 분량으로 핵심 투자위험을 한데 모아 설명하는 ‘펀드 핵심위험 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간이투자설명서 첫 페이지에 원본손실 위험 등 최대 4개의 핵심 위험과 동종 상품의 과거 최대 손실률을 기재하고, 소비자에게 친숙한 용어와 시각자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지난 2~3월 일반 금융소비자 1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를 반영한 조치다. 응답자의 91.6%는 투자설명서 분량이 많다고 답했고, 49.6%는 위험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보험상품 약관과 상품설명서 개선 작업도 본격화한다.
금감원은 소비자·시민단체, 의료·법조·연구계 전문가와 업계 실무반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오는 4~7월 운영해 상품설명서 재구성과 중복사항 정리를 통한 간소화, 인포그래픽·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한 시각화·디지털화, 보험약관 용어 순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험계약 대리청구인 지정제도도 손질한다.
대리청구인 지정을 기본사항으로 바꾸고, 개인정보 동의 없이 배우자·직계존비속을 지정할 수 있는 무기명 지정제도를 신설한다.
적용 대상은 우선 암·뇌·심혈관 보험상품으로 확대한 뒤, 향후 질병보험 전반으로 넓힐 방침이다.
이 밖에 금감원은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 사전예방적 디지털 리스크 감독방안과 보이스피싱 대응역량 평가체계 개선, 금융투자상품 대리가입 판매절차 개선, 여전사 비대면 대출 소비자보호 강화,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 강화 등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번 자문위 의견을 향후 감독·검사 및 제도개선 추진 과정에 적극 반영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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