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IRA·전쟁에도 기록 깼다"…호세 무뇨스, 中서 '성공' 자신 [오토차이나 2026+인터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4.26 09:00  수정 2026.04.26 09:00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차 경영진 인터뷰

2030년 신차 20대·판매 50만대 목표

아이오닉 V 앞세워 전동화·지능화 승부

CATL·모멘타 등 협력…현지 '맞춤형'에 베팅

24일(현지시간)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자동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올해 중국 시장에서 24년 만의 재도전을 알린 가운데, 호세 무뇨스 사장이 '겸손하게 접근하겠다'면서도 "정말 성공할 자신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쌓은 '성장 DNA'를 바탕으로, 중국 현지 업체와의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승부수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베이징 국제전람중심 순의관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미국에서 관세 영향이 발생해도, IRA가 폐지됐어도, 중동전쟁이 벌어졌어도, 그 밖의 다른 요소가 있어도 저희는 기록을 경신하는 성과를 냈다"며 "현대차는 현재 (글로벌에서) 가장 EV 성적을 잘 내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날 베이징현대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50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재도전의 첫 카드로 꺼낸 모델은 중국 전략형 모델인 '아이오닉 V'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중국에서 총 20개 모델을 내놓겠다는 목표 아래, 그 시작점에 아이오닉 V를 세웠다.


핵심은 기술 현지화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자체 기술과 내재화를 강조해왔지만, 중국에서는 현지 유력 기술 기업과의 협업을 전면에 세웠다. 가격 경쟁력, 기술 경쟁력으로 뭉친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현지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은 가장 중요한 EV 시장일 뿐 아니라 첨단기술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시장이다. 현대차의 상품에도 이런 것을 녹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현지화라는 요소를 더해야 한다고 봤다. CATL 배터리, 모멘타의 자율주행 기술, 27인치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허재호 현대차 중국 CTO 전무는 “아이오닉 V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높은 기술력과 실도로 데이터를 보유한 모멘타와 본격적인 협업을 시작했다”며 “자율주행 레벨 2+ 기능을 확보했고, 향후 중국 아이오닉 라인업에는 레벨 2++까지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 V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와 메모리 파킹 기능이 적용됐다.



현대자동차가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중국 전용 모델 ‘아이오닉 V'를 공개하고 있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아이오닉 V의 디자인 역시 ‘안전한 선택’보다 ‘차별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전기차 경쟁이 가장 심하고 SDV가 가장 발전한 중국에서 과연 어떤 차를 만들어야 현대차와 아이오닉 라인업이 고객에게 충분히 소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내연기관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실루엣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가격의 경우 현지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단순 저가 경쟁이 아닌 ‘근원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지원 축소, 취득세 혜택 조정 등 정책 변화에 대응하려면 가격만 낮추는 전략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실제 중국은 모든 NEV(신에너지차)에 지급하던 보편적인 보조금을 기존 10%에서 5%로 조정한 바 있다.


무뇨스 사장은 “어떤 기능이나 기술을 단순히 수입만 해서는 경쟁력을 도모할 수 없다”며 “지원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근원 경쟁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전동화’에서 ‘지능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중국이 단순 전기차 보급기를 넘어 기술을 경쟁하는 시장으로 변화했다는 의미다.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동사장은 “이제 중국 소비자는 단순히 전기차에 끌리지 않는다. 전동화는 기본이고, 더 중요한 것은 지능화가 됐다”며 “중국의 젊은 층은 스마트 캐빈, 스마트 드라이빙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이것이 우리가 아이오닉 V라는 신차를 발표한 이유”라고 했다.


(왼쪽부터) 중국 CTO 허재호 전무,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이상엽 부사장,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사장ⓒ현대자동차


그간 중국 시장 부진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인정했다. 과거 실패를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겸손한 자세'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차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커진 만큼, 중국에서의 성공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에서 24년간 1200만대를 판매했지만, 상황이 너무 좋을 때 우리는 안주하게 되고 스스로를 너무 과신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는 중국에서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고, 무엇이 잘되고 안 되는지 끊임없이 분석했다. 고객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OEM과도 경쟁할 수 있다면, 탄탄히 성장할 수 있다면 저희도 충분히 강한 것”이라며 “과신하지 않고 더 겸손하고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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