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發정비사업 충격①] 재건축·재개발 이주 난항, “이사할 집이 없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4.27 07:33  수정 2026.04.2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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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1.5만가구, 1년 새 44% 증발

1분기 서울 내 이주·철거 사업지 54곳인데…이주 지연 현실화

이주 병목으로 착공도 지체, “주택공급 위축·분양가 상승 압박”

ⓒ뉴시스

수도권에서 전세대란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정비사업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의 필수 절차인 이주 단계가 전셋집 부족으로 지연되면서 공급 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정비사업 후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이주비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이른바 대규모 전세를 공급하는 ‘입주장 효과’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되는 상황 속 정비사업과 도심 내 주택 공급에 미칠 영향을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전세 매물이 급감하자, 이주를 앞둔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주 수요를 감당할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 지면서 이주 지연이 발생하고, 이는 결국 주택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세매물은 1만5403가구로 1년 전(2만7550가구) 대비 무려 44.1% 줄었다. 전세물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 감소 현상은 정비업계에선 사업 지연의 핵심 요인으로 지적된다. 기존 세입자와 조합원들이 이주를 완료해야 철거 및 공사가 가능한데, 대체 주거지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전반적인 사업 일정 지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단 설명이다.


노원구의 한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원은 “이주 단계가 다가오는데 전세 매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걱정이다”며 “주변 지인들도 수개월째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결국 의정부, 남양주, 양주까지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간 잠시 머물 집이라서 현재 거주 환경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곳으로 이사가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서울에서 관리처분 및 이주·철거 단계에 돌입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54곳, 2만9711가구에 달한다.


이달에도 송파구 가락 삼익맨숀과 서초구 신반포12차가 이주 단계에 접어들었고, 여의도 대교 아파트, 강남 개포주공 6·7 단지, 강서구 방화 3구역, 동작구 노량진1구역, 용산구 산호아파트 등도 올해 이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 내에서 정비사업 이주 수요는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데 전세 매물 증발로 사업 추진 여건은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전세 매물 감소는 복합적인 규제 영향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신규 전세 공급이 제한된 바 있다.


여기에 다음 달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집주인들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면서 전세 매물이 매매로 전환되고 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전세 매물은 나오기 무섭게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며 “다음 달 9일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 전세 매물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운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전세 물량 축소로 정비사업 이주가 지체되면 철거와 착공이 연쇄적으로 늦어지고, 이는 곧 입주 시점 지연으로 이어져, 도심 내 신규 주택 공급 시계가 뒤로 밀리게 된다.


특히 주택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이주 병목이 장기화되면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도 증폭될 수 밖에 없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이주 지연 문제는 도심 내 공급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라며 “이주가 밀려 사업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결국 소비자 분양가도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은 시간이 돈인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 기간이 지연되는 만큼 조합 운영비나, 이자 비용을 비롯해 원자재값 및 인건비 인상 등으로 비용 부담도 커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전세發 정비사업 충격②] 입주물량 나와도 전세는 ‘0건’, 겹겹이 규제에 실거주부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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