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역사게임 '임진왜란: 조선의 반격' 출시
이순신·권율 등 실존 인물과 병기 활용해 전투
공성전 일상화…모든 아이템 거래소 거래 지원
"임진왜란 유니버스 시작…韓 역사 전문 공방 될것"
김태곤 레드징코게임즈 대표 겸 PD가 23일 서울 가락동 IT벤처타워에서 진행된 신작 '임진왜란: 조선의 반격' 출시 기념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국내 게임업계 1세대 개발자이자 역사 게임 장인으로 불리는 김태곤 레드징코게임즈 대표 겸 PD가 10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김 PD는 지난 23일 서울 가락동 IT벤처타워에서 진행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임진왜란: 조선의 반격' 출시를 앞두고 개발 소회를 나눴다.
김 PD는 "1996년 4월에 '충무공전'을 처음 선보인 것이 임진왜란과의 첫 인연인데, 지금이 2026년 4월"이라며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닌데 꼭 30년이 됐다"고 말했다.
임진록, 거상, 군주 등 굵직한 역사 게임을 성공시킨 김 PD에게 임진왜란을 메인으로 한 게임만큼은 오랜 숙제처럼 남아 있었다.
김 PD는 "10여년 전부터 계속 시도는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프로토타입 단계나 초기 기획 단계에서 투자 유치를 실패하거나, 다른 분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며 "언제까지 미루다가는 못 만들고 끝날 수도 있겠다 싶어 그냥 우겨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임진왜란: 조선의 반격을 두고 그는 "평생의 숙원 사업 하나를 해냈다"고 했다.
신작 '임진왜란: 조선의 반격' 해상전 모습.ⓒ조이시티
경영 요소 돋보이는 MMO…공성전 일상화 지향
오는 28일 출시되는 임진왜란: 조선의 반격은 이순신, 권율 등 실존 인물과 화차, 대장군전 등 병기를 활용해 전투를 즐기는 게임이다. 이용자는 영웅의 이동과 공격을 실시간으로 조작하며 성문을 파괴하고 성을 점령하는 '필드 공성전', 조선과 일본의 함선을 지휘하는 '해상 전투' 등을 즐길 수 있다. 사냥과 채칩으로 얻은 재료로 물품을 만들고, 채집지에 지분을 투자해 배당금을 받는 등 경제 생태계도 촘촘히 구현했다.
김 PD는 이번 신작을 두 가지 키워드로 정의했다.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시대적 상황을 세계관으로 삼고, 여기에 자신이 30년간 게임을 개발하며 일관되게 추구해온 '경영'이라는 게임성을 접목했다.
김 PD는 "사람을 운용해서 쓰는 용병술은 전투고, 물자를 조달하고 확보해 성장시키는 것은 경제다. 이런 요소가 전부 경영이라는 키워드로 묶인다"며 "액션보다도 경영적 요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을 세 가지 축으로 풀어냈다. 첫 번째는 몬스터 사냥이다. 장수들을 운용하고 각자 개성과 특징을 반영해 전투 전략을 결정한다. 두 번째는 공성전이다. 게임의 메인 콘텐츠이기도 하다. 기존 MMORPG에서 1년에 몇 번 있을까 말까 한 공성전을 일상화해 레이드처럼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은 경제 시스템이다. 이용자 간 잉여 자원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가 핵심이다. 김 PD는 "지금 이용자들께서 이런 것들은 과금 모델로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모든 물건이 다 거래소에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작품은 임진왜란 초기부터 노량해전까지 실제 역사를 다루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한 발 더 나아가 '가상의 역사'도 게임에 담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지 않았다면", "일본이 조선을 거치지 않고 명나라를 직접 공격했다면" 같은 시나리오들이다.
김 PD는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명심한 방향성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 역사책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역사라는 세계관에서 경영이라는 게임성을 녹여내고 싶은 것이었다"며 "가짜라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면서 만약 이랬다면 어땠을까 같은 상상력의 결과물을 보여드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게임 몰입도 향상을 위해 NPC(논 플레이어 캐릭터)에 지역 사투리를 입혔다. 김 PD는 "전라도 지역 NPC는 전라도 사투리를 한다. 이용자가 지금 어느 지역에 있는지 도시 이름을 확인하지 않아도 안다"며 "역사 게임이 갖는 장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했다.
김태곤 레드징코게임즈 대표 겸 PD가 23일 서울 가락동 IT벤처타워에서 진행된 신작 '임진왜란: 조선의 반격' 출시 기념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임진왜란 유니버스 시작…자기 색깔 가진 개발사 많아져야"
김 PD는 이번 게임을 하나의 거대한 '임진왜란 유니버스'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 출시될 게임도 임진왜란: 조선의 반격의 스핀오프 형태가 될 전망이다.
김 PD는 "현재 두 번째로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RTS(실시간 전략) 게임"이라며 "오랜만에 나오는 한국 배경의 RTS 게임인데, 이미 MMORPG에서 구축한 이순신 장군과 조선군, 일본군 병사 등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어 개발 부담이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30년 이상 개발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김 PD는 고유의 색깔을 가진 개발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차별화된 IP(지식재산권) 경쟁력을 위해서는 개발자 개인의 색깔을 전면에 내세우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PD는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폭증하고, 개발자가 아닌 사업가 중심적 마인드로 접근하니 나중에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게임들이 나오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본다"며 "AI 등 기술적 진보가 일어나고 있으니 개발비를 최대한 절감해 상황을 해결할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또한 "개발자가 드러나야 한다. 산업 규모는 30년 전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커졌지만 이용자가 알고 있는 게임 개발자 이름이 누가 있느냐"면서 "사람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으니 개성이 나오지 않고, 또 똑같은 게임이 나오는 거다. 자기 이름을 걸고 본인의 색깔을 드러내는 개발사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일본의 코에이, 미국의 시드 마이어, 유럽의 워 게이밍처럼 특정 장르를 30년 이상 파고든 '역사 전문 공방'을 한국에도 만들고 싶다"며 "국내 게임 시장에서 하나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역사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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