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전기 比 1.7% 깜짝성장…중동 영향에 2분기 조정 불가피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4.23 11:20  수정 2026.04.23 11:21

재경부, 1분기 GDP 속보치 배경브리핑

반도체 호황·정책효과, 경제성장 요인

전 부문 고르게 성장…민간기여도 양호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반도체 호황과 정부 정책효과에 힘 입어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전기대비 1.7% 성장하며 5년 6개월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2분기는 기저효과와 중동전쟁 영향으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경제부는 23일 ‘2026년 1분기 GDP 설명자료’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비 1.7%, 전년동기비 3.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비 기준으로는 2021년 4분기(4.2%)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재경부는 이번 성장세를 반도체 등 IT 부문 호황과 정부 정책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평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비 139.1% 급증했고, 전체 수출도 37.8% 늘었다. 글로벌 D램 매출증가율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74.1%에서 올해 3월 151.3%로 대폭 상향됐다.


설비투자(전기비 4.8%)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 물량이 전년비 32.7% 늘어나는 등 IT 업황 호조와 함께 법인차·항공기 구매 확대가 더해지며 기계류·운송장비 모두 증가했다.


건설투자(2.8%)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 가동시점 단축 결정과 함께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따른 착공 증가가 맞물리며 건축·토목 모두 증가로 전환했다. 올해 1~2월 건축착공면적은 전년비 12% 늘었다.


민간소비(0.5%)는 증시 활성화와 소비심리 호조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코스피는 지난해 6월 3072포인트(p)에서 올해 3월 5052p까지 올랐다. 전기차 내수판매는 지난해 4분기 4만7000대에서 올해 1분기 8만8000대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수출(5.1%)은 반도체 호조세 확대와 외국인 방한 관광객 증가가 이끌었다. 수입(3.0%)은 설비투자 관련 기계·장비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늘었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기여도가 1.7%p로 높게 나타났다. 재경부 관계자는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특히 민간 기여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이 1분기 성장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2월 말 중동전쟁 발발에도 1분기 성장세가 유지된 것은 정부의 신속 대응 덕분이라는 평가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고가격제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최대 0.8%p 낮췄다는 KDI 분석이 있다”며 “전쟁 이후 유의미한 소비 둔화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동기비 7.5% 증가해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 이는 반도체 수출 단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 덕분이다. 재경부는 교역조건 개선으로 기업 수익성이 높아지면 설비투자 확대나 임금 상승을 통해 소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분기 전망에 대해 재경부는 기저효과와 중동전쟁 영향 본격화로 전기비 기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 경기 호조와 추경 집행 효과가 부정적 영향을 일부 완충할 것으로 봤다. 연간 성장률 전망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추경 신속집행 대상사업(10조5000억원)의 상반기 내 85% 이상 집행을 목표로, 소비 보완 대책 등 중동 관련 추가 대책을 마련해 경기 영향을 완충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혁신·구조개혁 가속화 등 경제성장전략 준비에도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1분기 성장에서 민간 주도 흐름이 뚜렷해진 점도 의미 있게 평가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성장을 계속 리드해 가는 것보다 민간 경제가 활성화돼 성장이 일어나는 게 바람직한 모습이다”며 “정부는 어려울 때 마중물 역할을 하고, 이후에는 민간 성장의 밑받침이 돼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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