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패스키 "금융 파트너 영입 등 전략적 옵션 검토"
지주사 순차입금 2조 감축 성과 속 '사업 재편' 박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AISummit(서밋) 2025’에서 ‘AINow&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북미 배터리 저장장치(BESS) 자산의 유동화에 착수했다. 지주사인 SK㈜가 지난 2년간 순차입금을 2조원 가까이 줄이는 등 재무 건전성이 개선된 가운데 현지 사업의 성장세를 발판 삼아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구조조정)’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현지 매체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E&S의 미국 투자 법인 ‘패스키(PassKey)’는 최근 현지 배터리 저장장치 개발사인 ‘키 캡처 에너지(KCE)’의 자본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현지 업계에서는 SK가 일본 노무라 그린테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약 3억 5000만 달러(한화 약 48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및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KCE는 뉴욕주 올버니에 본사를 둔 독립발전사업자(IPP)로, 대규모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 2021년 미 에너지 시장 공략을 위해 KCE 지분 약 95%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최근 현지 업계에서는 KCE가 매물로 나왔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SK 측 역시 현지 성장을 위해 금융 파트너 영입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파악된다. 이번 딜과 관련, SK 패스키 측은 현지 매체를 통해 자산 유동화 가능성을 공식 확인했다.
패스키 대변인은 “KCE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최적의 금융 파트너를 영입하는 등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 시장 확장을 위해 금융 파트너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조달 금액이나 주관사 선정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 유동화 추진은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 사업 재편과 맞물려 있다. 실제 SK온은 미국 조지아 라인의 ESS 전환 및 10G기가와트시(Wh) 규모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추진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KCE 유동화로 확보될 실탄이 그룹 차원의 ESS 사업 강화에 직접 투입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동시에 이번 결정은 최 회장이 보여준 고강도 리밸런싱 성과와 맥을 같이 한다. SK㈜는 지난달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순차입금을 전년(10조5000억원) 대비 1조9000억원 줄인 8조6000억원으로 집계하며 재무 안정성의 뚜렷한 개선세를 알렸다. SK스페셜티와 ESR케이만 등 비핵심 자산 매각과 종속회사 수 감축(200개→173개)을 통해 ‘관리 가능한 범위’의 최적화를 이뤄낸 성과가 배터리 자산의 효율화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번 딜이 수익성이 검증된 해외 자산을 지렛대 삼아 ESS 투자 여력을 지키는 한편, 향후 적정 시점에 추진될 SK온의 기업공개(IPO)를 대비해 재무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경영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작년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하면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주주 간 계약 해지로 IPO 의무는 사라진 상황이다. 다만 추후 전기차 업황 회복 시기에 맞춰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흑자 전환 등 실적 개선과 재무 지표 관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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