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찬란한 것에는 끝이 있고,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을 품고 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이번 앨범 ‘데드 앤드’(DEAD AND)를 통해 상실과 소멸 이후 남겨지는 감정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사라진 자리에서 무엇이 다시 이어질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음악으로 풀어내며, 이별의 순간에 놓인 청춘들에게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위로를 건넨다.
이처럼 앨범명은 역설적으로 ‘끝’을 가리키고 있지만, 이들의 시선은 막다른 길 너머의 영원을 향해 뻗어 있다. 음악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며 빚어낸 7곡의 트랙들은, 이제 대중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라는 하나의 장르 그 자체에 젖어들게 만들겠다는 거침없는 도약을 알린다.
ⓒJYP엔터테인먼트
이번 미니 8집은 타이틀곡 ‘보이저’(Voyager)를 비롯해 ‘엑스 룸’(X room), ‘헬륨 벌룬’(Helium Balloon), ‘노 쿨 키즈 존’(No Cool Kids Zone), ‘헐트 소 굿’(Hurt So Good), ‘라이즈 하이 라이즈’(Rise High Rise), ‘KTM’(KTM)에 이르기까지 멤버 전원이 곡 작업에 참여, 각기 다른 이별 이야기를 하나의 궤적으로 엮었다.
“이번 앨범 키워드 자체가 작별이라는 키워드가 지난 앨범들에 비해서는 조금 더 무게감이 있는 키워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 작별을 가지고 저희가 어떻게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을지를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총 7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곡들마다 또 다른 의미의 작별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들어주시는 재미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사운드적으로도 굉장히 재미있는 시도들을 많이 했는데, 가장 돋보이는 점은 이번 앨범에서는 특히 신스 악기가 많이 부각된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드럼, 베이스, 기타에서 락적인 사운드를 냈다면, 이번에는 신스를 통해서 조금 더 유니크하고, 조금 더 스케일이 큰 사운드를 구현하려고 했습니다.” (가온)
“지난 앨범이 ‘죽을 만큼 사랑한다’는 이야기였다면, 그 다음에 이어질 수 있는 감정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자연스럽게 작별이라는 키워드가 나왔습니다. 전환점을 의도한 건 아니었고요. 저희가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나온 주제였습니다.” (건일)
타이틀곡 ‘보이저’ 는 신스가 전면으로 올라오면서 오드의 역할이 한층 확장됐다. 중심을 맡은 신스 라인을 기준으로, 나머지 파트들이 이를 받쳐주는 구조로 사운드가 완성됐다.
“신스가 굉장히 화려하게 들어가다 보니까 연주적으로도 도전적인 부분이 많았고요. 기존에 해오던 방식이랑은 좀 다른 접근이 필요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설 연휴도 반납하고 연습실에 계속 나와서 연습을 했고요. 그만큼 신스 파트를 더 잘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습니다.” (오드)
“이번에는 신스 악기가 많이 부각됐어요. 기존에는 드럼, 베이스, 기타로 락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냈다면, 이번에는 신스를 통해서 좀 더 유니크하고 스케일이 큰 사운드를 구현하려고 했습니다. 오드가 화려한 연주를 할 수 있게 나머지 멤버들은 최대한 덜어내고 심플하게 가는 방향으로 정리를 했고요. 오드가 돋보일 수 있게 연주 배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사운드적으로도 저희가 로우에서 단단하게 밀어주면서, 하이 쪽이 더 잘 들릴 수 있도록 구조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가온)
“저는 베이스를 맡고 있어서 가온이랑 중저역대가 겹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번에는 더 로우한 사운드를 구현하면서 서로 사운드를 벌리는 쪽으로 갔습니다. 높은 쪽에서 쏘는 소리는 승민이가 맡으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더 또렷해진 느낌이에요.” (주연)
노래 가사는 보이저 1호에 스스로를 빗댄 서사 위에, 끝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다시 빛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곡이 그리고 있는 작별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 멀어짐과 소멸을 지나 다른 형태로 이어지는 과정에 가깝다. 멤버들은 각자의 시선에서 그 감정을 구체화했다.
“‘보이저’ 임무를 마치고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인데요. 지구에서 점점 멀어지는 상황 자체가 작별로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 이미지에서 출발했습니다.” (가온)
“처음 이미지를 그릴 때 별이 죽을 때 또 다른 별을 안고 죽는다는 개념에서 출발했어요. 분출하면서 또 다른 별을 낳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작업했고요. 실제로도 영영 못 보게 된 작별을 겪은 적이 있어서 그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친구와의 이별이었는데,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지만 어딘가에서는 또 다른 별이 되어 이어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가사를 썼습니다.” (정수)
“누군가 기억하지 않는다면 결국 사라지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키워드가 제 모토랑도 되게 비슷해서, 우리라는 팀도 사람들이 기억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부분에 몰입하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주연)
ⓒJYP엔터테인먼트
멤버들은 단순히 연주를 넘어 곡 작업 전반에 참여하며 자신들의 서사를 직접 쌓아가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떠올린 감정과 경험을 음악 안에 담아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다시 다음 창작으로 이어지는 자산으로 남는다.
“밴드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어렸을 때의 감정이나 순간들을 작품으로 남길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한 일도 아니고 쉬운 일도 아닌데, 저희가 겪었던 순간들이나 감정들을 일기보다 더 함축된 형태로 남길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의미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가끔 저희 곡이나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면서 다음 앨범에 대한 영감을 받기도 합니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영감을 주는 느낌이어서, 그런 부분에서도 되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가온)
“음악을 계속 만들어 나가면서 작품을 내고 있고요. 그 안에서 계속 발전해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만들었던 곡들도 그때는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만들었던 작품들이고요. 저는 그런 것들이 다 평생 남는 습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준한)
드럼(건일), 키보드(정수), 기타(가온·준한), 신시사이저(오드), 베이스(주연)까지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여섯 멤버의 역량이 연주로 하나 될 때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만의 강력한 시너지가 터져 나온다. 각자의 역할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팀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는 동시에 음악적 한계를 넓혀가는 방식이다.
“여섯 명이 악기를 들고 모였을 때 하나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그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멤버들 각자가 다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서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음악이 흘러가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고요. 여섯 명이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저희에게는 자부심으로 느껴집니다.” (가온)
“정말 한 명이라도 이 팀에 없었다면 지금의 팀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멤버들에 대한 자부심이 큽니다. 예전 무대들을 다시 보면 그때는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는데 지금 보면 또 그 나름대로 잘했던 부분들도 보이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더 애정이 생기고 있습니다.” (건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잠실실내체육관 입성을 비롯해 두 번째 월드투어,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 뮤즈 내한 공연 오프닝까지 경험하며 활동 반경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서 헤드라이너로 나서는 경우도 잦아지며, 팀의 위상 역시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들은 지금의 시기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올해 들어서 너무 감사하게도 저희를 향한 관심도가 전반적으로 늘었다는 걸 체감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일단 너무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고요. 그와 동시에 이번 앨범을 더 잘 준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 나오는 앨범은 어떤 앨범이 나오더라도 전환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여기서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갈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더 신경을 많이 썼고, 그렇기 때문에 더 애정이 많이 가는 앨범입니다.” (건일)
“뮤즈 공연을 보면서 느낀 점은, 사운드나 음악적인 퀄리티, 그리고 그 팀이 가지고 있는 색깔 자체가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정말 ‘레전드의 품격’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를 느꼈고요. 그런 무대를 보면서 저희도 언젠가는 전 연령대가 사랑할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건일)
이 팀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이들이 음악과 무대를 대하는 태도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저희 팀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하는 음악을 재미있게 연주하고, 공연을 재미있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가온)
“저는 개인적으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진정성도 있고, 저희 음악을 듣는 분들이 저희가 어렸을 때 음악을 들으면서 위로받고 성장했던 것처럼 그런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까지 포함된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일)
ⓒJYP엔터테인먼트
밴드 음악은 어렵고 대중과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한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정해진 대중성의 틀에 자신들을 끼워 맞추기보다, 자신들이 구축해온 음악을 꾸준히 밀어붙이는 쪽을 택했다. 그 결과 팀을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이 흐름 자체가 하나의 대중성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대중성은 주어진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다.
“녹음하고 작업할 때만큼은 꼼수 안 부리려고 합니다. 힘들어도 최대한 몰입해서 끝까지 가려고 합니다. 대중성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해왔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게 대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음악 자체가 대중성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게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연)
“대중성이라는 게 보통 밝고 가볍게 듣기 좋은 음악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요. 80~90년대를 보면 강한 사운드가 중심이었던 시기도 있었잖아요. 장르적으로 발전했을 때 사람들이 듣기 좋은 음악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희가 하는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이 듣기 좋게 만드는 게 저희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준한)
이번 앨범을 통해 이들이 바라는 지점은 분명하다. 본연의 음악적 태도를 고수하면서도, 그 결과물이 더 많은 대중에게 가닿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를 딱 정해놓고 작업을 시작했다기보다는, 음악 자체에 더 집중하면서 만들어온 부분이 컸던 것 같고요. 그렇지만 이제 발매를 앞둔 시점이 되니까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되는 부분들이 생기더라고요. 그중 하나가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기대이고, 특히 멜론 차트에서 높은 순위로 진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타이틀곡 ‘보이저’라는 곡도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고요. 더 나아가서는 저희 음악 자체를 많은 분들이 접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큽니다.(건일)
“최근에 소식을 들었는데, 보이저 1호가 1광일을 맞는 시점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NASA에서 주관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저희 곡 제목이 ‘보이저’이기도 해서, 혹시 마음에 드셨다면 그 자리에서 저희 노래를 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온)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