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럼 서기장, 정상회담
원전 협력 등 MOU 12건 체결
호찌민에 1억1000만 달러 철도 차량 수출
李, 만찬서 "국제사회 전반, 평화의 소중함 절감"
이재명 대통령과 또 럼 베트남 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22일(현지 시간) 하노이 주석궁에서 한-베트남 공동언론발표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또 럼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권력 서열 1위)과 정상회담을 갖고 원전 등 에너지, 공급망 안정, 철도, 신도시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분야별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12건 체결됐다. 한·베트남 정상회담은 럼 서기장이 지난해 8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지 8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111분간 진행된 정상회담 이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베트남은 대한민국의 3위 교역·투자국이고,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라며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교역·투자 협력을 더욱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946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인구 1억 명을 넘어선 베트남은 중국·미국에 이은 한국의 3대 교역국이다. 연간 6~7%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평균 연령이 32세로 '젊은 나라'로 통한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굳건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며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베트남의 호치민시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철도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길 바라며,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형 교통·물류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 간의 협력 확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로템은 베트남 타코그룹과 약 1억1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7억4000만 달러 상당의 동남신도시개발 1지구 사업과 7000만 달러 규모의 쟈빈 신공항 운영 컨설팅 사업 등 국책 인프라 사업에도 우리 기업의 참여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이 국가 발전 비전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신도시·신공항 사업을 통해서도 양국 인프라 협력의 모범 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또 '열처리 가금육 상호 수출'에 합의하고, '동물 위생 및 검역 협력 MOU'를 바탕으로 농·축산품 교역 증진을 위한 협력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신규 원전 건설 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MOU'와 '원전 프로젝트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MOU'를 각각 체결됐다.
신규 원전 건설 방안 및 원전 건설 리스크 공동 분석, 베트남 측 대규모 금융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지원 체계의 선제적 구축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신규 원전 사업권 확보 기반이 구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닌투언 지역에 2030년부터 2035년까지 최대 6.4기가와트(GW) 규모(대형 원전 4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원전 1호기 사업은 러시아가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으며, 2호기 사업은 최근 일본이 수주를 포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베트남은 우리 국민의 국제결혼 1위 국가로 10만명의 다문화 가정을 이룬 '사돈의 나라'이자 아세안 내 최대 규모의 재외동포 거주 국가이기도 하다"며 "상대국 국민과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체류와 권익 증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또 럼 베트남 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응오 프엉 리 여사가 22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상회담이 끝난 뒤엔 하노이 영빈관에서 국빈 만찬이 열렸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평화는 우리의 번영과 미래를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토대"라며 "오늘날 한반도와 아시아를 넘어 국제사회 전반이 평화의 소중함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야기된 중동에서의 긴장감이 전세계로 퍼지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아픔을 딛고 발전을 이뤄낸 우리 양국은 평화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에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과 베트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평화와 변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가로지르는 (서울의) 한강과 하노이를 품은 홍강은 이 자리에서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며 "오늘 우리가 나눈 비전과 약속들은 수많은 협력의 물줄기가 돼 흐르고, 마침내 양국 공동 번영이라는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를 시작하면서는 베트남어로 "신짜오(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발언 말미에 "쭉쓱쾌(당신의 건강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하기도 했다.
럼 서기장은 "한국의 된장처럼, 베트남의 '드엉 번'이라는 된장의 풍미는 우리 양국의 우정과 같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고 견고해진다"고 했다. 럼 서기장도 만찬사 말미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이날 국민 만찬에는 정부 관계자 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손경식 CJ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등 기업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박항서 전 감독과 현재 대표팀을 맡고 있는 김상식 감독도 자리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은 올해 싱가포르·필리핀 방문, 인도네시아 대통령 국빈 방한 접수에 이은 대(對) 아세안 릴레이 정상외교의 일환으로, 우리의 핵심 협력국인 베트남과 정치·경제·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최상의 파트너십을 완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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