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IRP 53조 시대…증권 빅3, 점유율 70% 육박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04.23 07:01  수정 2026.04.23 07:01

미래 18조·삼성 10조·한투 8조…대형사 쏠림 심화

수익률·상품 경쟁력 중심으로 판도 재편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퇴직연금 IRP 적립금은 총 53조6625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개인형퇴직연금(IRP) 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3사가 전체 자금의 약 70%를 쓸어담으며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퇴직연금 IRP 적립금은 총 53조66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18조1165억원), 삼성증권(10조3997억원), 한국투자증권(8조8135억원) 등 빅3의 합산 적립금은 37조3297억원으로 전체의 69.56%를 차지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단일 증권사 기준 18조원을 넘기며 2위 삼성증권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상위 3개사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한 셈이다.


이어 NH투자증권(4조1422억원), KB증권(3조4925억원), 신한투자증권(3조317억원), 현대차증권(2조4369억원)이 중위권에 안착했다.


대신증권(8200억원), 하나증권(7534억원), 한화투자증권(6047억원) 등은 1조원 미만 구간에서 경쟁하고 있다.


IRP 적립금 규모가 크다는 것은 투자형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시장 내 운용 경쟁력과 고객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적립금 규모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자산배분과 글로벌 ETF 중심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수익률 중심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여기에 비대면 수수료 면제 등 비용 경쟁력까지 더해 자금 유입을 확대하는 구조다.


성장률 측면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투자증권의 IRP 적립금은 2025년 1분기 5조4187억원에서 올해 1분기 8조8135억원으로 62.64% 증가했다.


KB증권도 같은 기간 2조1938억원에서 3조4925억원으로 60% 가까이 늘었고, 하나증권 역시 4862억원에서 7534억원으로 54.95% 뛰었다.


다만 IRP 자금이 대형사에 집중되면서 시장 경쟁이 약화돼 수수료 인하나 상품 혁신이 둔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정성 면에서는 장점이지만, 신규 도입기업 발굴보다 기존 기업 관리와 서비스 역량에 집중할 거란 분석이다.


이 가운데 최근 리테일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시장 구도에 변화를 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RP 시장은 초기 자금 유입을 확보한 사업자가 장기적으로도 우위를 점하는 구조"라며 "대형사 중심 쏠림이 이어질수록 경쟁 강도가 약해지고 상품 다양성도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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