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발 인플레이션 압박 여전
금리 하락에 "일시적 숨 고르기"
신현송의 금통위 수정전망 '촉각'
서울 한 금융기관 앞에 주택담보대출 광고가 게시됐다.ⓒ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연 7%선까지 치솟았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과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여전해, 대출 금리가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은행채 5년물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4.31~6.08%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일부 은행의 금리 상단이 연 7.00%를 돌파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하향 조정됐다.
이 같은 금리 하락은 주담대 고정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연 4.100%를 상회하며 가파르게 올랐던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4월 초 미국과 이란의 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3.700%대로 내려앉았다.
중동 전쟁의 확전 우려가 한풀 꺾이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완화되고 채권 시장이 숨통을 튼 결과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통일된 협상안을 내놓고 논의를 종결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시장 금리가 즉각 반응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세를 일시적 숨 고르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동 정세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전쟁의 여파로 장기화되는 고유가 상황이 금리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물가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물가가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상회하면 금리 인하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실제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최근 고물가 고착화에 따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신 총재는 지난 2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중동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압력이 동시에 증대됐고,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금융 불균형 누증 위험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올라갈 경우, 다음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발표될 한은의 수정경제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리 하락은 대외적인 휴전 소식에 기댄 측면이 커 기반이 탄탄하지 않다"며 "트럼프가 제안한 협상 시한 내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유가가 다시 급등할 경우, 시중 금리는 다시 7%대로 복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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