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따라 기업 자금 공급 확대
중소기업 중심 기업대출 연체율 오름세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리스크 관리 과제
은행의 기업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와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선언함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어 은행권에선 대출은 늘리면서 건전성 관리를 함께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76%로 한 달 전보다 0.09%포인트(p) 올랐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19%로 같은 기간 0.06%p 올랐고,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2%로 0.10%p 상승했다.
이 중 중소법인 연체율은 1.02%로 1월 말 0.89% 대비 0.13%p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78%로 1월 말 0.71%보다 0.07%p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5대 시중은행의 올 1분기 기업대출 잔액은 직전 분기 대비 약 15조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80조7618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6조3356억원 확대됐고, 대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8조7127억원 늘어난 179조119억원으로 조사됐다.
대출이 늘어난 만큼 부실 지표도 동시에 상승한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과 함께 생산적 금융 확대를 통해 혁신 기업·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자영업자 중심 연체가 부실로 점차 확산할 조짐이 감지된다.
은행권 안팎에선 현재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와 국내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대출 건전성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2분기 기업 신용위험지수는 대기업이 25, 중소기업은 36으로 직전 분기보다 모두 상승했다.
지수는 양(+)이면 신용위험 증가, 음(-)이면 신용위험 감소를 의미한다.
기업대출 확대가 연체율 상승세로 이어져 은행의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단 점이 지표로 확인된 셈이다.
통상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 위험가중자산(RWA)가 커지게 된다.
이는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크단 의미로 은행은 회계상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고, 결국 당기순이익 감소로 직결될 우려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 및 부실채권 발생 현황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단 방침이다.
또 은행권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고, 상·매각 등을 통해 연체채권 정리를 적극적으로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주요 은행들은 미래 잠재적 부실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한 자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여신 심사 속도 및 정확성 개선을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고, 하나은행은 신용평가모형과 조기경보모형 고도화로 부실차주에 대한 사전 대응력을 강화한단 목표다.
NH농협은행은 기업의 비재무 신용평가 체계인 ‘벤치마크모형’을 개선해 기업 여신 리스크 관리를 좀 더 촘촘하게 한단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기업의 성장 단계 및 산업 특성, 경쟁력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생산적 금융 관련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업종별 리스크를 관리하고 상환 능력을 어떻게 파악할지 등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향후 여신 성과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