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서 중고품 매입세액 공제 특례 논의
정부는 투명성 확보 강조하며 신중론
번개장터 글로벌 공략 탄력 여부 주목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리커머스 새로운 산업으로, 세계시장으로’에서 관계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국회에서 리커머스(중고거래 재판매) 산업의 ‘이중과세’ 해소를 위한 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제도가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 주관으로 'K-리커머스! 새로운 산업으로, 세계시장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개정안의 핵심은 리커머스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출용 중고품에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 특례를 부여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중고품을 판매하는 개인은 사업자가 아니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중고품을 매입하는 플랫폼·사업자는 매입세액공제를 받지 못하지만, 판매 단계에서는 부가가치세 납부 대상이 돼 업계에서는 이를 ‘이중과세’ 문제로 지적해 왔다.
발제자로 나선 장문경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 제도는 리커머스 플랫폼을 이중 과세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리커머스 플랫폼이 중고품을 판매해 창출한 부가가치뿐만 아니라, 중고품을 매입하는 비용에도 과세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단순 세금 문제가 아니라 공식 유통채널 성장, 거래 질서 형성, 국제 경쟁력과 연결된 산업 조직의 문제”라며 유럽연합(EU), 영국, 일본처럼 재판매 단계에서 발생하는 마진에만 과세하는 중고품 마진과세 등의 특례제도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만 정부는 리커머스 성장에 필요한 규제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제도 도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작년에도 중고품의 조세 완화 부담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 소위에서 회부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해당 개정안이 기존 정책과 충돌하고, 중고 거래 특성상 투명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과 특정 플랫폼에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이종수 재정경제부 부가가치세과 과장은 “리커머스 성장을 막는 과도한 세부담이 있다면 없애야 한다는 부분에는 부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누가 언제 어떤 품목을 얼마에 사고팔았는지 과세당국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데이터가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차나 재활용 폐자원도 이미 특례가 있으나 부당공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중고품 전체 적용인지, 특정 품목 중심인지, 어느 수준까지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새롭게 올라온 이번 개정안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례 품목을 수출신고필증이 확인되는 중고품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한수 번개장터 대외협력본부 이사는 "플랫폼 내 거래 금액은 1원 단위까지 신고되지 않는 돈이 없을 정도로 데이터가 남는다"며 "국세청이 이미 과세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리커머스 시장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시각은 현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유정화 글로벌리커머스협회 이사는 “올해는 정부 의견을 반영해 중고 수출품에 한해서만 의제매입을 적용하는 수정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번개장터의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번개장터는 중고품 수출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번재강터는 해외 이용자가 한국 판매자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 '번장 글로벌'을 운영 중이다. 또 최근에는 일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메루카리'와 파트너십을 통해 번개장터 앱 내 '메루카라' 탭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높은 성장세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6% 증가한 58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번개장터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추진하는 ‘2026년 K브랜드 수출 플랫폼 육성사업’ 대상 기업으로 선정돼 정책 지원도 확보했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국내 플랫폼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과 마케팅, 수출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업계에서는 번개장터가 규제 완화와 정부 지원을 동시에 업고 외형 성장에 이어 수익성 개선까지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해당 개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법안의 실제 통과 여부는 향후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리커머스는 성장 초기 산업인 만큼 합리적인 특례 적용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만나서도 "그간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가 다들 부재했던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이런 공청회를 열어 정책 입안자들의 이해를 도울 계획"이라고 강한 법안 처리 의지를 드러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