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보조금 중단과 가동률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장기화
유럽 산업가속화법 발효로 공급망 재편 및 반사 이익 기대
SK온 ESS 대규모 수주 등 비전기차 부문으로 사업 영토 확장
관람객들이 '인터배터리 2026' SK온 전시관에서 배터리 기술 설명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올해 1분기에도 실적 보릿고개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조치로 북미 시장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유럽의 탈중국 정책 기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신수요가 맞물리며 이번 분기가 업황의 최저점을 통과하는 구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합산 약 7000억원~8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1분기 영업손실 2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SDI는 영업손실 2618억원으로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며, SK온 또한 30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의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장기 침체의 연장선에 있다. 배터리 업계의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장기 침체의 연장선에 있다. 배터리 3사는 2024년 4분기 이미 동반 적자를 기록하며 한 차례 충격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리튬 가격 하락으로 시작된 부진은 지난해 9월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종료라는 대형 악재를 만나며 더욱 깊어졌다.
보조금 철회로 북미 판매량이 급감하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폭도 줄어들었다. 이는 해외 공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져 보릿고개가 지속되는 결과를 낳았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공세와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역래깅 효과 역시 마진을 압박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1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 산업가속화법(IAA) 발의에 따른 중국산 배터리 견제 반사 이익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수요 창출, 그리고 핵심 광물 가격 안정화에 따른 수익성 회복이 실적 반등의 구체적인 근거로 지목된다
IAA는 핵심 부품의 역내 조달 비율을 강화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규제 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체결한 약 5년을 걸친 약 10조원 규모의 수주와 같은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전력 인프라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배터리 백업 장치(BBU) 수요 급증은 전기차에 편중됐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공급 본격화와 북미 생산 확대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 985억원을 기록하며 3사 중 가장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온은 ESS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며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내 ESS 중앙계약시장 2차 입찰에서 전체 565MW 물량 중 284MW를 확보하며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따냈다.
현재 SK온은 미국 복수 고객사와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며, 올해 ESS 수주 목표도 최대 20GWh로 제시하고 있다. 이미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추가 6.2GWh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확보한 상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유럽 EV 신규 수주가 살아나고 있다"며 "최근 경쟁사의 생산 차질과 유럽의회의 IAA 발의가 국내 업체들의 신규 수주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국내 3사가 34%인 반면 중국은 60% 이상"이라며 "완성차 고객 입장에서는 중국으로 치우친 발주를 국내 3사로 다변화하고 동시에 중국 배터리사에게 적격 부품 사용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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