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 한계 왔다”…카드론 장기연체 4700억, 역대 최대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4.22 10:44  수정 2026.04.22 10:44

6개월 이상 연체 4708억…전년 대비 80% 급증

단기 연체 3년째 1조원대…취약차주 상환능력 저하

대환대출 의존 속 ‘숨은 부실’ 확대 우려

22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8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 카드론 6개월 이상 연체액은 4708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관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뉴시스

카드론을 중심으로 한 카드업권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장기 연체가 빠르게 늘면서 단기 유동성 문제가 아닌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로 리스크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8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 카드론 6개월 이상 연체액은 4708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관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눈에 띄는 점은 증가 ‘속도’다. 2021년까지만 해도 장기 연체 증가율은 9%대에 머물렀지만, 2022년 이후 두 자릿수로 확대되며 상승세가 본격화됐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0%를 넘으며 급증세를 보였다.


반면 단기 연체는 고착된 모습이다. 1~3개월 연체액은 지난해 1조70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2023년 이후 3년 연속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체가 단기에 머물지 않고 장기로 이월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를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신호로 본다. 일시적인 자금 부족이 아니라 소득·재무 여건 악화로 빚을 장기간 끌고 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카드업권의 수익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간편결제 확산으로 신용판매 수익이 줄자 카드사들은 카드론 비중을 확대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카드론 잔액은 최근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출 확대 과정에서 차주 구성도 바뀌었다.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중·저신용자 수요가 카드 대출로 이동했고,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졌다. 이들이 장기 연체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표면적인 연체 지표보다 실제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카드사들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대환대출을 활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연체가 통계상 해소된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른바 ‘돌려막기’ 구조가 누적될 경우 향후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부실 정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카드사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2021년 2230억원에서 2025년 7291억원까지 확대됐지만, 장기 연체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카드론 중심 성장 전략이 한계에 접어들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수익을 위해 대출을 늘릴수록 건전성 부담이 함께 커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환대출로 표면적인 연체율은 관리되지만 잠재 부실은 계속 쌓이는 구조”라며 “실질적인 건전성은 지표보다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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