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벤츠·아우디 회장 방한
벤츠, 한국서 첫 '월드 프리미어'…C클래스 전기차 공개
아우디, 신형 A6 출시…'한국 투자' 앞세워 의지 강조
테슬라·中 전기차 공세 속 입지 '흔들'…재공략 본격화
(오른쪽부터) 요르그 부르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멤버 및 최고기술책임자(CTO),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0일 오전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배터리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이자,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의 본사 수장들이 같은 날 서울을 직접 찾았다. 수입차 강자였던 독일 브랜드들이 테슬라와 중국 업체의 추격 속에 한국을 다시 전략 시장으로 재설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20일 C클래스의 전동화 모델인 '디 올 뉴 일렉트릭 C클래스'를 전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했다. 벤츠 브랜드 역사상 한국에서 월드 프리미어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월드 프리미어인 만큼, 독일 벤츠 본사 경영진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CEO를 비롯해 요르그 부르저 최고기술책임자, 마티아스 가이젠 세일즈&고객 경험 총괄 등 주요 임원이 대거 방한했고, 전세계에서 초청받은 약 80여명의 외신 기자도 입국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시장은 정말로 중요한 시장"이라며 "전통과 혁신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문화적 영향력, 첨단 기술, 독보적인 에너지를 모두 갖춘 한국이 디 올-뉴 일렉트릭 C-클래스의 역동적인 감성과 혁신적인 기술력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무대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아우디 역시 게르놋 될너 아우디 CEO가 직접 신차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이날 아우디는 브랜드에서 가장 상징적인 모델이자, 스테디셀러인 A6의 신형 모델을 공식 출시했다. 아우디 본사 회장이 한국을 찾은 건 2007년 이후 19년 만이다.
될너 회장 역시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역설했다. 그는 "한국은 판매 규모를 넘어 영향력 측면에서 아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전략 시장"이라며 "A6는 한국 시장에서 핵심 모델로 자리매김하며 성장 전략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게르놋 될너 아우디 회장이 20일 서울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신형 A6' 출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눈 여겨볼 대목은 두 독일 브랜드의 움직임이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날, 같은 시장에서 각 사의 대표 모델 신차를 내놓고 본사 회장이 직접 무대에 선 것은 한국 시장을 둘러싼 위기감과 기대가 동시에 커졌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실제 각 사의 회장들은 이번 행사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나란히 강조했다. 과거 수입차 강자로 군림하던 독일 브랜드들이 이제 한국을 단순 판매처가 아닌, 전동화 경쟁력과 브랜드 존재감을 시험받는 전장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요르그 부르저 벤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세계 공급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라며 "이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슈베르트 아우디 세일즈·마케팅 총괄 역시 "한국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중 하나다. 강력한 로컬 파트너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로컬 파트너와 협업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했다.
독일 주요 브랜드들이 한국에 공을 들이는 바탕에는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에서 과거의 우위를 점하기 힘들어졌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를 비롯해 중국 신흥 전기차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1~3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한 브랜드는 2만964대를 판매한 테슬라로 집계됐다. BMW(1만9368대), 벤츠(1만5862대)는 각각 2,3위로 밀려났고, 아우디(3138대)는 지난해 국내에 출범한 중국 전기차 업체 BYD(3968대) 보다도 적은 판매량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내연기관 시대의 브랜드 후광만으로는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어려워지자, 본사 최고경영진이 직접 한국을 찾아 ‘우리는 여전히 한국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 속도가 상당히 가팔라졌다"며 "내연기관 시대 강자들이 전기차 시대에 힘을 쓰지 못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고,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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