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A 출시 한 달, 계좌만 늘고 자금은 안 돌아왔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6.04.22 07:15  수정 2026.04.22 07:15

100% 비과세 혜택 기간 앞두고…가입 계좌 수 급증

누적 잔고는 ‘멈칫’…미국 주식 보관금액 0.35% 수준

“절세 혜택에만 집중…국장 복귀 명분 부족” 실효성 의문

정부가 서학개미의 국장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도입했지만 자금 유입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서학개미의 귀환을 위한 카드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도입됐으나, 계좌 개설만 증가할 뿐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해야 할 이유가 아닌, 해외주식 수익에 대한 세제혜택만 제시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RIA 누적 가입 계좌 수는 14만7647좌로 집계됐다.


출시 첫 날인 지난달 23일(1만7965좌)과 비교하면 8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RIA는 서학개미의 국내 주식시장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성 계좌로, 보유한 해외주식을 매도해 국내 주식에 투자할 경우 최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게 특징이다.


정부는 RIA를 통해 해외주식 매도로 차익 실현한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때 매도 시점에 따라 세제혜택이 차등 적용된다. 올해 5월 말까지 매도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100%가 공제되고 7월 말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가 감면된다.


100% 공제 시한이 한 달 정도 남은 가운데 비과세 혜택을 누리려는 투자자들이 RIA 가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이달 17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771억 달러(한화 약 260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RIA 누적 잔고가 924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0.35% 수준의 자금만 돌아온 셈이다.


RIA 계좌당 평균 잔고는 약 600만원으로, 납입 한도인 5000만원의 12%에 불과하다.


RIA 계좌 개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머니무브(자금이동)’가 본격화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무엇보다 단순 절세 혜택만 제시한 RIA가 실효성 있는 유인책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과 향후 수익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국내 주식시장으로 복귀할 명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시장 체력과 장기적 우상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현재까지 시장에서는 국장이 변동성에 취약하고 단순 기대감에 올랐다는 인식이 크다”며 “국장이 미장을 대체할 장기 투자처인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RIA 절세 혜택이 미국 투자를 포기할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절세 혜택만을 위해 매도하는 투자자들도 없을 것”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으로 복귀해야 하는 이유가 아닌, 단순 혜택만을 제시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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