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에서 성분뷰티로…K-뷰티 시장 세분화·전문화 가속
“더마 이름만으론 한계”…실질적 효능 입증이 향후 승부처
26일 서울 명동에 오픈한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 3D 렌더링 이미지. ⓒCJ올리브영
‘가성비 K-뷰티’ 시대를 지나 기능성과 전문성을 앞세운 ‘K-더마(더마코스메틱)’가 새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뷰티 유통 핵심 채널인 CJ올리브영도 관련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 3월 K-더마 브랜드 중심의 신규 카테고리 ‘어드밴스드 더마(Advanced Derma)’를 신설했다.
해당 카테고리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은 핵심 상권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타운과 강남타운 등에 조성됐다.
올리브영이 이처럼 카테고리를 확장한 배경에는 빠르게 커지는 더마 코스메틱 시장이 있다.
화장품(cosmetic)과 피부과학(dermatology)의 합성어인 더마코스메틱(이하 더마)은 의료·바이오 분야 전문가가 연구·개발(R&D)에 참여해 피부 고민 개선과 기능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제품군을 뜻한다.
초기에는 여드름, 아토피 등 피부 질환 관리 목적의 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미백·안티에이징·장벽 케어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국내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약사 추천템’ 등의 뷰티 콘텐츠가 외국인을 중심으로 공유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상권인 명동 지역을 중심으로 더마 화장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약국도 우후죽순 들어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17일까지 명동 상권에 신규 개설된 약국은 총 17곳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11곳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2023년과 2024년 신규 개설 약국이 각각 2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들어 개설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더마 코스메틱에 대한 관심은 올리브영 자체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2023년부터 작년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마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90% 안팎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해외 고객 대상 글로벌몰에서는 더마 제품 매출이 연평균 100%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더마 코스메틱 시장 성장이 K-뷰티 시장의 세분화·전문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처음 주목을 받았을 당시에는 '가성비'로 포지셔닝했지만, 최근에는 K-뷰티 대표 키워드로 '성분뷰티'가 주목받기 시작했다"라며 "이에 따라 K-뷰티 제품의 기능이 세분화되고 전문성을 갖춰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표 뷰티 유통 채널인 올리브영은 향후 해당 카테고리를 더욱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관광 상권 매장을 중심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가겠다"라며 "또 올리브영은 국내에 더모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시켜 온 역량을 바탕으로, 잠재력 있는 K-더모 브랜드를 발굴해 K-뷰티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더마 코스메틱'이라는 용어가 실질적인 기술 혁신보다 마케팅 용어로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는 제약 기술이나 전문 성분을 앞세운 차별성이 뚜렷했지만, 최근에는 기능성 성분이 일반 화장품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더마 제품과 기존 화장품 간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차세대 유효 성분 개발과 임상 기반 효능 입증 등 기존 제품과 확실히 구분되는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목받는 PDRN 성분 역시 제약 분야에서 화장품 시장으로 넘어온 사례”라며 “현재는 많은 브랜드가 해당 성분을 활용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차별성이 예전보다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더마라는 개념이 실질적 기술력보다 마케팅 요소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더마라는 이름만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며 “임상 데이터, 성분 경쟁력, 맞춤형 솔루션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실질적 경쟁력이 향후 시장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