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 인도와 밀착…李대통령·모디, CEPA 개선·조선·핵심광물 협력 '가속'

데일리안 뉴델리(인도) =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4.21 02:40  수정 2026.04.24 14:51

한·인도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

李 "중동 정세 고려해 나프타 등 수급 협력 지속"

비즈니스포럼서 "인도 AI·韓 반도체 결합하면, 막대한 시너지"

모디, 국빈 오찬에 양국 대표 기업인들 초청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갖고 중동 정세를 고려해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과 핵심광물·원전 등 전략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은 또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 가속화는 물론 협력 분야를 인공지능(AI)·조선·해운·금융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7%에 달하는 등 글로벌 사우스의 선도국인 인도의 인구는 14억여명으로, 2023년 중국을 제치고 인구 세계 1위 자리를 굳힌 상태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인도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우리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은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 영빈관인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한·인도 정상회담 직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과 인도가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최적의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에 따라 기존 경제 협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조선, 금융, 인공지능(AI), 국방·방산을 비롯한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도 한층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첫 번째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핵심광물, 원전,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연간 250억 달러(한화 약 36조8000억원) 수준인 양국 교역 규모를 2030년 500억 달러(약 73조6000억원)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두 정상은 이날 한·인도 CEPA 개선 협상 재개 공동선언 등 15건의 양해각서(MOU) 등 문건을 체결했다. 2010년 발표된 한·인도 CEPA는 양국 교역 규모가 당시 171억 달러에서 지난해 257억 달러로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중동 정세를 고려해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도 지속해나갈 것"이라며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 회복이 세계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회담이 끝난 뒤 양국 정상은 뉴델리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했다.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포함한 우리 측 경제사절단 250여 명, 비제이 산카라 산마르 그룹 회장을 포함한 인도 측 350여 명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 기업 간에는 조선과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20건의 MOU가 체결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포럼에서 "현재 양국의 교역 규모는 인도의 거대한 경제 규모에 비해 아직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인도의 역동성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 현재의 교역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적 수준인 인도의 AI, 소프트웨어 역량과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조선 등 제조 경쟁력이 결합하면 양국은 막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조선 분야 협력은 양국 산업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2000년 전 김수로왕과 인연을 맺은 인도 아유타국 허왕후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허왕후는 바다를 건너 한반도로 올 때 파사석탑을 배에 싣고 왔다고 한다"며 "배가 거센 풍랑을 만났을 때 이 파사석탑이 파도를 잠재우고 길을 열어주었다고 전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파도가 두렵다고 항해를 포기했다면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교류의 영역을 확장하며 더 많은 파사석탑을 쌓아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뉴시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최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비즈니스포럼에 앞서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양국 대표 기업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뉴델리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당초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한·인도 경제인 대화'를 비즈니스 포럼 직전에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모디 총리는 양국 정상이 경제인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하자고 제안했다"며 "우리 정부가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정부 인사들 간의 외교 행사인 국빈 오찬에 기업인들을 초대한, 형식을 파괴한 매우 이례적인 행사가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이형희 SK주식회사 부회장,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 11명이 참석했다. 인도 측에선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등 기업인 15명이 자리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찬에서 "삼성그룹은 현지 기업이 되겠다는 자세로 (인도에) 진출했다"며 "앞으로 첨단 제품 생산과 혁신 연구개발(R&D)을 인도 현지에서 같이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찬장에서 이 대통령, 모디 총리와 함께 찍은 '셀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사용한 휴대폰은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 7'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2028년 말 인도에서 종합 R&D 센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번 달 현지 제3공장 준공식에 모디 총리를 초청했다"고 말했다. 정기선 회장은 "중형 조선소 건설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현준 회장은 "세계 1위 스판덱스 공장을 가동 중"이라며 "인도 전력망 구축에 앞장서고 산업용·가정용 펌프 공장을 건설해 인도 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한·인도 정상회담에선 양국 경제 협력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담 데스크'를 각각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김 실장은 "소인수 회담에서 모디 총리는 양국 경제 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우리 중소기업인들의 인도 진출 애로사항, 즉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인도 총리실이 컨트롤타워가 돼 한국 전담 데스크를 설치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도 청와대에 인도 경제 협력 전담반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왼쪽부터)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플래그십 폴더블폰 '갤럭시 플립7'을 활용해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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