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안은 채로 출마?…與, 김용발 '방탄 정당' 꼬리표 다시 달까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4.21 05:00  수정 2026.04.21 09:05

金, 2심서 징역 5년 나왔는데 출마?

'李분신'이라지만…지도부 '부담'

친명계 "공소취소 전망…기회 줘야"

정치권 "유죄 나오면 책임은 누가지나"

김용(가운데)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9일 경기도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사탕을 달라고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당내에선 공천 신중론과 강행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사법리스크'가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인데, '방탄 정당' 논란 재점화 여부는 지도부 결정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정청래 대표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공천 여부에 대해 "차차 말할 수 있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부원장 공천은) 최고위원회 단계에선 전혀 논의된 바 없다"며 "자천타천 출마 의사를 표현한 인사에 대해선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검토·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원장은 과거 이 대통령이 "내 분신(分身)과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핵심 측근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5년 형을 받았다가 지난해 8월 보석으로 풀려났을 당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정청래 대표는 보석 인용 소식에 "무고하게 당했던 부분이 명명백백하게 진실로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할 정도로 지지 의사를 드러냈지만, 현재는 말을 아끼고 있다.


지도부와 김 전 부원장 간 미묘한 분위기는 전날 경기도 민생 행보에서 두드러졌다. 정 대표는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와 김병욱 성남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모란 민속 오일장을 찾았다. 문제는 당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김 전 부원장이 현장을 찾아 동행한 탓에 정 대표가 지지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이다. 이에 정 대표는 김 전 부원장과 짧은 악수만 나눈 채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정 대표 입장에선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친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 수석대변인은 김 전 부원장이 현장에 동행한 것에 대해 "공식 초청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 전 부원장에 대한 당 지도부의 거리두기가 단순히 공정성 측면만 염두에 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내에선 김 전 부원장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이견이 존재한다. 주로 친명계 인사들이 공천 필요성을 부각하는 탓에 계파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핵심 문제는 '사법리스크'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해 2월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 재판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법정 구속된 지 6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1·2심 모두 동일한 판단을 내린 탓에 대법원이라는 큰 산을 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김 전 부원장이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경우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 배당된 이후 1년 2개월째 심리가 진행 중이다. 아직 판결 선고기일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회의원 당선 이후 대법원이 1·2심과 같은 판단을 내린다면 김 전 부원장의 당선은 무효가 되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에 당은 국회에서 진행 중인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조사 대상에 김 전 부원장 사건을 포함시켜 진상규명에 나서고 있다. 범여권은 '조작 기소'를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은 사건 공소취소를 위한 발판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전략공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지도부가 김 전 부원장에 대해 명쾌한 입장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은 '조작기소'로 규정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공소취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공소취소가 이뤄지지 않거나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다면 해당 지역구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현재 지도부는 귀책사유가 발생한 지역에도 공천 방침을 세운 탓에 재공천에 나설 수 있지만, 당초 신중론을 펼친 당내 인사와 야당으로부터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지도부 입장에선 '이재명의 분신'에 공천을 주지 않는 것보다 재차 보궐지역을 발생시켰다는 것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김 전 부원장의 사법리스크를 막기 위해 당력이 집중되는 경우도 문제다. 국민의힘의 '방탄 정당' 공세가 강화될 뿐 아니라, 정부·여당 차원에서도 국정 운영에 부담을 느낄만한 쟁점으로 번질 수 있다.


그러나 친명(친이재명)계에선 연일 지도부의 결단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도부가 김 전 부원장에 대해 당의 검찰 개혁 노선과 엇갈린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정청래 지도부의 정치적 의도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조작 기소를 공소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도 사실상 김 전 부원장 사건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친명계 관계자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조특위에선 정치 검찰이 공소 취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김 전 부원장만큼은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제한할 사유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은 "내란과 정치 검찰 심판 선거에서 김용 출마는 역풍이 아니라 순풍"이라며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공천을 강행한 이후, 법원으로부터 유죄가 내려진다면 유권자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아무리 억울하다고 해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모습을 여당이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김 전 부원장 공천과 관련해 국민 지지를 통해 검찰개혁 필요성을 입증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당선 이후 유죄 판단이 내려지면 유권자들한테 가서 법원이 잘못한 것이라고 말할 것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 개혁을 하기 위해서라도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가운데서 이뤄져야 한다. 절차를 뛰어넘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무죄 판결을 받고 나와도 충분하다. 오히려 더 큰 보상이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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