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선언한 이준석…지선판 뒤흔들 메기될까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4.21 06:00  수정 2026.04.21 06:00

"오렌지 나무 심도록 해야"한다 말한 이준석

'조응천 전 의원' 경기지사 후보 공천 준비 중

서울·부산 등 격전지 공천으로 '존재감 확보'

일각 "지선 득표율 따라 정치 미래 엇갈릴 것"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과 연대 없는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서울과 부산에 시장 후보를 공천한 데 이어 경기도에 조응천 전 의원 카드를 꺼내들 채비까지 마치면서다. 정치권에선 이번 지선에서 이 대표가 판을 뒤흔들 캐스팅보터가 될지에 따라 보수 대안이 될지 등 정치적 미래 역시 뒤바뀔 수 있단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이 대표가 '선택적 연대' 등 전략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내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조응천 전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 관련 질문을 받고 "조 전 의원과 상당히 자주, 긴밀한 접촉을 해왔다"며 "(출마를) 결심한다면 당 차원에서는 만반의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큰 선거다 보니 개인이 결심하시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선거가 다가오는 만큼 판단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조 전 의원 경기지사 후보 카드를 꺼내든 건 '홀로서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지방선거 비전발표회 및 출정식'에서 "콩 심어서, 팥 심어서 마음에 안 드는데 이번에 또 그 둘 중 선택하면 분명히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번에는 콩과 팥 중 고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양당 기득권 정치 세력을 '콩·팥'에 빗댄 것이다. 이어 이 대표는 "이번에는 곡식 농사짓지 말고 우리가 확실한 대안이 돼 오렌지(개혁신당 당색)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덧붙이기도 했다. 개혁신당의 상징색인 오렌지색에 거론하면서 양당 대신 지선에서 자당에 한 표를 행사할 것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이 대표의 발언과 후보 공천은 개혁신당을 '보수 대안 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기도는 보수 입장에선 힘들다 못해 무주공산인 곳인데, 추미애 의원과 대비되는 조응천 전 의원을 공천한다면 이미지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고 분위기만 타면 캐스팅보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조 전 의원 카드로 바람을 일으켜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넥스트 보수로의 이미지를 가져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조응천 전 의원이 지난 2024년 2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의 승부수는 경기지사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개혁신당은 김정철 최고위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정이한 대변인을 부산시장 후보로 공천한 바 있다. 이번 지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두 대도시에 후보를 낸 것 역시 이 대표가 '승부'를 건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와 부산시에 좋은 후보들을 냈고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보여준 합리성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의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진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나도 내일 아침부터 이혜숙 서울 관악구청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아침 인사를 나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득표율이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연대에 선을 긋고 있는 만큼, 유의미한 수준의 득표율을 거둬야 보수의 대안이 될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 개혁신당 지지율은 지난 2018년 지선 당시 바른미래당에도 미치지 못하는 1~3%를 왔다갔다하는데 유의미한 득표율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개혁신당이 서울이나 부산에서 승부를 걸면서 후보를 냈는데 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의미있는 수준의 득표율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보수 정체성이 많이 희석화됐다는 평가를 받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선택적 연대'를 통해 선거 국면을 풀어나가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율 교수는 "오세훈 시장이 강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국민의힘에 저항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상황에서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이준석 대표가 선택적 연대를 한다면 서울지역 스윙보터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서울이나 부산 같이 격전지인 곳은 누가 봐도 딱 붙어 있는 곳인만큼 1~2%로 승부가 갈릴 수 있다"며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연대하는 곳이 아니라 '보수를 지키기 위해 연대한다'는 식으로 서울, 부산에 함께 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합리적인 보수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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