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 더 가난해진다…장애인 ‘복지절벽’ 현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4.21 07:00  수정 2026.04.21 07:00

의료급여 탈락 시 본인부담 최대 7배 증가

월 50만원 미만 소득 구간 감액률 94.1% 수준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일을 해도 오히려 가난해지는 구조가 장애인 복지 제도에서 나타나고 있다. 근로소득이 늘수록 생계급여가 더 크게 줄어드는 구조가 자립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노동 참여 자체를 포기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21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일하는 장애인의 빈곤 탈출을 위한 입법 및 정책과제’에 따르면 근로소득이 발생하는 생계급여 수급 장애인 가구는 전체의 20.2%를 차지한다. 다만 소득이 늘어도 실질 소득은 개선되지 않는 구조가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장애인가구 월평균 근로소득은 92만1004원이다. 생계급여 감액액은 51만8128원으로, 소득 대비 감액 비율이 56.3%에 달한다. 소득 증가보다 급여 감소 폭이 더 큰 구조다.


특히 저소득 구간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월 50만원 미만 소득 구간의 경우 생계급여 감액률이 94.1% 수준에 이른다. 평균 22만8000원을 벌어도 실제 손에 쥐는 추가 소득은 약 1만4000원에 그친다.


이 같은 구조는 근로를 통한 가처분 소득 증가를 사실상 차단한다. 결과적으로 노동 참여가 오히려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역설이 발생한다.


의료비 부담도 자립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의료급여 수급 자격을 잃고 건강보험 체계로 전환될 경우 본인부담금이 최대 7배 이상 증가하는 구조가 나타났다.


실제 최근 4년간 근로 및 사업소득 증가로 수급이 중지된 장애인 가구 비율은 60%대 중반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활동이 복지 탈락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월 평균 약 17만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한다. 의료비, 교통비, 보조기기 비용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이러한 특수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구조를 ‘복지절벽’으로 규정했다. 소득 기준을 초과하면 급여와 의료 지원이 동시에 중단되는 구조가 노동 회피를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소득공제 확대와 점진적 급여 감액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의료급여 자격을 일정 기간 유지하는 유예 제도 강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해외 사례도 제시됐다. 미국은 근로소득 일부를 소득 산정에서 제외하고 의료보장을 유지한다. 프랑스는 취업 초기 6개월간 수당을 전액 지급한다. 일본은 의료비 상한을 낮게 설정해 부담을 완화한다.


보고서는 “장애인 복지 정책을 보호 중심에서 자립 유도형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근로를 통해 실제 소득이 증가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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