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본업 약화 속 할부·카드론 중심 수익구조 재편
무이자 혜택 축소와 단기 차입 수요 확대 맞물려
본업 수익성이 약화된 카드사들이 결제 외 수익 의존도를 높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연합뉴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결제 본업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들이 할부수수료와 카드론 등 이자성 수익 비중을 키우며 수익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본업에서 줄어든 수익을 결제 외 수익으로 메우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무이자 할부 축소와 서민층 단기 차입 수요 확대가 맞물린 소비자 부담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총 5조36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6033억원) 대비 4.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7개 카드사의 할부카드 수수료 수익은 3조6024억원으로 1년 전(3조4580억원)보다 4.2% 증가했다.
2022년 이전까지만 해도 2조원 안팎에 머물던 할부수수료 수익은 2023년 처음 3조원대를 넘어선 뒤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결제 부문에서 수익성이 약화되자 카드사들은 할부 등 이자성 수익 확대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무이자 할부 혜택도 예전보다 선별적으로 운영하는 분위기다.
과거처럼 장기간 전 구간을 무이자로 제공하기보다 일부 회차만 무이자로 적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단기 무이자 혜택도 업종이나 제휴처 중심으로 제한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카드사들의 할부수수료율은 7%대 후반에서 19%대 후반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무이자 할부 축소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이자 부담이 확대된단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할부 이용 자체는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7개 카드사의 국내 개인 고객 할부 신용판매 이용 실적은 146조71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1조6405억원)보다 3.6% 증가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소비 여력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할부를 통해 지출을 분산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는 카드론 지표에서도 감지된다. 카드론을 취급하는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 2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90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1월(42조5850억원)보다 3171억원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폭(2578억원)보다도 확대됐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2월(42조9888억원)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기존 카드론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카드론을 이용하는 대환대출 잔액도 증가했다. 2월 말 대환대출 잔액은 1조5399억원으로 1월 말(1조4641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생활비 부담 증가와 유동성 압박이 겹치며 서민층의 급전 수요가 몰리며 할부와 카드론 모두 카드사들의 결제 외 수익원으로서 중요도가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가맹점 수수료 인하 기조가 이어지는 한 이 같은 수익 구조 변화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전통적인 결제 수익 기반이 약해졌고 카드사들이 무이자 혜택을 과거처럼 폭넓게 유지하기 어려워 할부와 카드론 등 이자성 수익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전통적인 결제 수익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과거처럼 무이자 할부를 폭넓게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며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의 할부·단기 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의 이자 수익 비중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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