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만으론 성장 한계” 건설업계 미래 먹거리는 ‘에너지 인프라’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6.04.21 07:42  수정 2026.04.21 07:42

주택 경기 둔화에 공사비 상승에 수익성 주춤

AI·반도체 산업 성장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 주목

GS건설이 준공한 인도 ‘파투르 태양광 발전단지’.ⓒGS건설

국내 건설사들이 앞다퉈 글로벌 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택 경기 둔화로 본업 중심 성장에 한계가 커지자 LNG·원전·친환경 등 에너지 인프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각국의 탄소 감축 목표와 에너지 안보 강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미국 홀텍사의 소형모듈원전(SMR)인 ‘팰리세이즈 SMR-300’ EPC 계약을 앞두고 있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및 미국 텍사스 페르미 아메리카 대형원전 설계 계약을 중심으로 대형원전 사업에서도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미국 텍사스 루시(Lucy) 태양광 프로젝트와 서남해 신안우이 해상풍력에 이은 재생에너지 분야의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단순 시공사를 넘어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운영하는 글로벌 에너지 디벨로퍼로 도약해 지속 가능한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도 30여 건이 넘는 원자력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원전 설계부터 시공, 성능개선, 폐기물 처리, 원전 해체에 이르는 전 사이클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를 비롯해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미국, 유럽 등지에서 원전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LNG 액화플랜트 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LNG는 석탄 석유 대비 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에너지원이며, LNG 플랜트는 크게 업스트림(가스 탐사, 개발 등 생산 과정에 해당하는 시설), 미드스트림(액화, 운송 및 인수, 저장 설비에 해당하는 시설), 다운스트림(최종 소비 단계) 등으로 구분된다.


(왼쪽부터) 토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에이지 호소이,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박세윤 상무, 토요엔지니어링 사업개발마케팅 본부장 에이지 사카타, 대우건설 대표이사 김보현 사장 등이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우건설

국내 건설사들이 주로 미드스트림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것과 달리 대우건설은 글로벌 LNG 생산국에 진출해 업스트림과 액화플랜트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를 기반으로 LNG 플랜트 핵심 설비인 CPF(Central Processing Facility)와 액화플랜트는 물론 인수기지까지 아우르는 수행 역량을 확보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업스트림부터 미드스트림에 이르는 LNG 밸류체인 전반을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며 “현재도 모잠비크 등에서 관련 사업 지속 확대 중”이라고 했다.


GS건설은 인도 태양광 발전 사업에 개발사업자로 참여해 시공과 설비 운영, 전력 판매까지 직접 수행하고 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파투르 태양광 발전단지’는 총 12.75MWp규모(축구장 12~13개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로, 연간 1800만~2000만 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약 6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GS건설은 일진글로벌 인디아에 전체 태양광 설비 중 약 69%에서 생산되는 매년 13.9GWh 규모의 전력을 향후 25년간 공급하고, 나머지 생산 전력은 인도 현지 부동산 개발사에 판매할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인도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사업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주목받는 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글로벌 기업 히타치 에너지와 함께 유럽 지역 전력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은 모빌리티, 산업, 데이터센터 등에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망 인프라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들은 지난 2024년 10월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초고압교류송전(HVAC) 분야로 협력을 넓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유럽 전력망 사업 공동 전략과 로드맵을 수립하고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등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이 에너지 인프라 전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건 기존 주택·건축 중심 사업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택 경기 둔화와 공사비 상승, 수주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안정적인 장기 수익원이 필요해진 것이다.


특히 에너지 인프라는 프로젝트 규모가 크고 공사 시간도 긴 데다 개발·투자·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단순 시공에 그치지 않고 지분 투자나 운용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어 장기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각국에서 에너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대형 수주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AI·반도체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소비 급증과 탄소중립 기조 확산 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에너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건설사들 역시 미래 먹거리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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