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이후 조건부 석방에도 자녀에 위협성 메시지 전송
법원 "36년 혼인 유지 배우자 상대 범행…매우 죄질 나빠"
울산지방법원.ⓒ연합뉴스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해 흉기를 몰래 숨겨두고 살해 협박 문자를 보낸 7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1부(박동규 부장판사)는 살인예비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수강과 10년간 신상정보 등록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울산 자택에서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다투다가, 목을 밀치는 등 아내를 폭행했다.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자 A씨는 집 밖으로 달아난 후 흉기와 벙거지를 구입하고, 아내가 없는 틈에 집에 들어와 담요 밑에 숨겼다.
이어 아내에게 "제삿날이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다시 집 밖으로 나가 아내를 기다리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아내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흉기를 구입한 후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서 기사에게 "죽일 사람이 있다"고 말했고, 벙거지를 구입하면서 점원에게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면 안 된다"며 살인을 암시한 점 등이 고려됐다.
처음에 체포돼 구속됐다가 선처를 바라는 아내 덕에 조건부 석방됐는데도, 자녀에게 위협성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몰래 촬영한 아내의 나체 사진을 함께 전송한 점도 참작했다.
재판부는 "36년 동안 혼인을 유지한 배우자를 상대로 범행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가족들이 A씨가 치료받은 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점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아내에 대한 접근 금지와 연락 금지, 의처증 치료 등도 함께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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