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풀리자 편의점 ‘들썩’…반짝 소비 재현되나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4.21 07:32  수정 2026.04.21 07:32

고유가 대응 지원금 지급…사용처에 편의점 포함

역성장 전환·비용 부담 확대…편의점 업황 ‘흔들’

확장 대신 효율 경쟁…디저트·배달도 ‘한계’

단기 소비 유입 기대…“지원금 이후가 관건”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고객들이 즉석밥 등 생활필수품을 고르고 있다. ⓒCU

고유가 충격 속 정부가 소비 진작 카드로 ‘지원금’을 다시 꺼내 들었다.


사용처에 포함된 편의점 업계는 즉각적인 수요 유입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소비쿠폰 지급 당시 생활밀착 소비가 편의점으로 집중됐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매출 반등 효과가 재현될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 70%를 대상으로 소득계층별·지역별로 1인당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을 차등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대상자는 이달 27일부터 우선 지급하고, 다음 달 18일부터는 그 외 70% 국민을 소득 기준 등으로 선별해 지급한다.


사용 지역은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로 제한된다. 연 매출이 30억원 이하인 소상공인 매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 ▲배달앱(대면 결제 제외) ▲유흥 ▲사행업종 ▲환금성 업종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은 사용이 가능하지만,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은 제외된다. 집 앞 편의점이나 치킨집이라도 직영점이라면 지원금을 쓸 수 없다. 다만, 소비 여건이 열악한 읍·면 지역의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등은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편의점 업계는 매출 확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편의점은 생활밀착형 소비 채널이자 가맹점 중심 업태다. 지난해 소비쿠폰 당시 생활필수품 수요가 몰리며 실적 개선을 경험한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효과를 점치는 분위기다.


실제로 1‧2위 실적을 봐도 명확하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작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 매출 역시 2조4485억원, 영업이익은 8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16.7% 각각 늘었다.


이마트24 고유가 피해지원금 소비 수요 잡는다.ⓒ이마트24
◇ 디저트·배달도 한계…편의점 실적 반등 ‘난관’


현재 편의점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등 각종 비용 부담으로 성장세가 꺾인 상태다. 지난해 1분기를 기점으로 역성장에 접어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당시 국내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해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 속 업계 전략도 변했다. 과거 골목마다 점포를 촘촘히 늘리던 확장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 상권 분석을 강화하고 상품·공간 경쟁력을 높여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특수상권에 대형매장이나 특화매장 출점에 힘쓰고 있다.


다만 이러한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배달 수요에 착안해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며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지속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유동인구 감소로 매출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며 타격이 이어졌다.


설상가상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편의점은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업종 중 하나다. 24시간 운영을 기본으로 하는 업계 특성상 대부분의 편의점이 최저임금을 받는 시급노동자를 중심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어 인건비 부담이 높다.


올해 1분기 들어 기존 점포 매출 성장과 비용 안정화 효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지만, 고물가와 소비 둔화 여파로 업황 전반에 대한 체감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두쫀쿠', '버터떡' 등 디저트 전문 매장을 강화하며 수익성 보완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 전반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적지 않다. 디저트는 객단가 상승과 젊은층 유입에는 효과적이지만, 매출 비중이 제한적이고 유행에 민감해 지속성이 낮은 구조다.


고객이 신선한 예약 기획전을 통해 주문한 신선식품을 수령하고 있다.ⓒGS25
◇ 올해도 지원금 특수 기대…편의점, ‘생활 플랫폼’ 강화도


이에 업계는 올해도 ‘고유가 지원금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구조적인 성장 동력이라기 보다 단기적인 매출 방어가 절실한 상황이어서다. 지원금은 사용 기한이 있는 현금성 소비로, 즉시 지출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어 생활밀착 채널인 편의점으로 수요가 빠르게 유입될 수 있다.


특히 고물가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단기간에 자극해 객수와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예상된다. 지원금이 생필품·간편식 등 일상 소비로 빠르게 이어지는 특성상, 방문 빈도와 객단가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아 근본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원금 효과가 소진된 이후에도 고객을 붙잡기 위해 상권 맞춤형 전략과 수익성 중심의 점포 운영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편의점을 ‘생활 밀착 플랫폼’으로 안착 시키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신선식품을 앞세워 ‘근거리 장보기’ 영역을 넓히며,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일상 소비 채널로 자리 잡기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춘 프로모션도 적극 확대하는 모습이다.


편의점 CU는 생필품 중심의 2500여 종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민생 안정과 생활물가 부담 완화에 나선다. 이달 21일부터 5월 31일까지 약 40일간 통합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상품은 월 통합행사 2400여 종에 더해 라면, 즉석밥, 주류, 스낵, 티슈, 음료, 정육, 과일 등 생활에 밀접한 품목 50여 종을 추가 구성했다. 번들 중심의 대용량 할인과 초특가 상품을 전면에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GS25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첫 지급일인 27일부터 5월 31일까지 가성비 PB 브랜드인 ‘혜자로운’,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중심으로 25%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즉석밥, 조미김, 두부 등 고객 구매 빈도가 높은 생활 필수품 17종을 선정해 실질적인 장바구니 부담 완화에 나선다.


세븐일레븐은 고유가 상황 속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내달 한 달 간 생필품을 필두로 총 2000여종의 상품에 대한 고유가 생활안정 행사를 진행한다. 신선식품의 경우 식탁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계란, 두부, 콩나물을 비롯해 총 18종의 상품에 대한 할인행사를 선보인다.


이마트24도 5월 한 달 간 계란, 라면, 생수, 세제 등 생활 필수품 50종을 대상으로, 행사카드로 1만원 이상 결제 시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해당 상품들은 1+1, 2+1 덤 증정 행사에 행사카드로 결제 시 30% 할인이 중복 적용 가능하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원금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 식품을 넘어 뷰티·의류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외국인 등 고객층을 다변화하기 위해 외국인 통역 서비스와 셀프포스 다국어 기능, AI 기반 뷰티 서비스 등 차별화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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