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이식 돼지 ‘지노’ 유전 안정성 입증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6.04.20 11:01  수정 2026.04.20 11:05

17년·11세대 거쳐도 유전 특성 유지

국립축산과학원, 이종이식용 복제돼지 성과

장기이식용 미니 돼지 표준 모형 마련

이종이식용 복제 미니 돼지 '지노' 11세대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이종이식용 복제 미니 돼지 ‘지노(XENO)’를 장기간 번식·관리한 결과, 장기이식에 필요한 특성이 변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지난 17년 동안 11세대를 거쳤음에도 장기이식에 필수적인 유전 형질이 다음 세대에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지지티에이1(GGTA1)’ 유전자를 제거한 이종이식용 복제 미니 돼지 지노를 개발했다.


지지티에이1은 돼지 체내에서 갈(Gal) 항원을 생성하는 유전자다. 사람에게 장기를 이식할 때 강한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물질이다. 해당 유전자를 제거하면 이식 후 발생하는 거부반응을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개발 이후 외부 개체를 섞지 않고 내부 개체끼리만 번식시키는 폐쇄번식 방식으로 계통을 이어왔다. 유전체 분석 결과 지노 계통은 독립적인 유전 집단을 형성하고, 고유의 성장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폐쇄번식 환경에서도 장기이식에 필요한 유전적 특성이 변함없이 보존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지노를 향후 이종 장기이식을 위한 표준 실험 모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이종이식 연구는 돼지마다 유전적 차이가 존재해 실험 결과가 일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일관된 특성을 가진 돼지를 실험에 활용하면 동일한 조건에서 반복 연구가 가능해져 결과의 신뢰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래보래토리 애니멀스(Laboratory Animals)’ 2026년 4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이종이식을 위한 폐쇄집단 GGTA1 유전자 제거 미니돼지 계통의 집단 유전체 안전성’이다.


이경태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유전체과 과장은 “이번 연구는 이종이식용 돼지를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동일한 특성을 유지하는 돼지를 활용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기이식 연구의 정확도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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