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결제 막힌 나프타, 이종통화로 돌파
美 재무부 서면 확인…나프타 2.7만t 도입
이종통화 결제 선례 확보…향후 활용길 주목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 도입에 큰 기여를 한 최영전 재경관(왼쪽)과 김태연 재경관보(오른쪽). ⓒ재정경제부
계약 파기 직전까지 몰렸던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 도입이 주미대사관 재경관실 분투로 극적 성사됐다는 미담이 조명되고 있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LG화학이 들여온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은 재정경제부의 비상 대응 속에 확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일반허가(GL134A호)를 발급해 러시아산 석유 거래를 지난 11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LG화학 등 민간기업은 이에 따라 나프타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JP모건·HSBC·SC 등 달러 중개은행들이 2차 제재 리스크를 이유로 결제 관여를 거부했다.
유일한 대안은 루블·디르함·위안 등 이종통화 결제였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은 미국 금융제재에 대한 우려로 미 재무부 공식 확인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나프타 입항일과 송금일이 이미 확정돼 있어 기한 내 확인을 받지 못하면 계약이 파기될 상황이었다.
최영전 주미대사관 재경관은 미 재무부에 대해 “면담 요청에 좀처럼 응하지 않는 ‘슈퍼갑’”이라며 “확답을 얻는 과정이 치열했다”고 밝혔다.
재경관실은 평소 미 재무부 실무진과 쌓아온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접촉을 시도했다.
최 재경관은 “마침 미 측 담당자가 해외 출장을 앞두고 있었다”며 “한국 측 사정을 감안해 출장 전 대직자를 지정하고 상황을 인계해두고 갔다”고 말했다.
최 재경관과 김태연 재경관보는 대직자에게 평일·주말을 가리지 않고 연락을 이어갔다. 통상 주말에는 연락이 닿지 않지만 대직자는 응답했고, 지난달 25일 대면 면담이 성사됐다. 미 재무부는 그 자리에서 서면 확인서를 제공했다.
최 재경관은 “이같은 요청에 미국이 서면으로 보장해주는 경우는 드물다”며 “만나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서 서명된 서류를 줬다”고 전했다.
확인서는 산업통상부와 나프타 수입 기업에 즉시 전달됐고 계약은 정상 이행됐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1회성 계약 이행에 그치지 않는다. 미 재무부가 이종통화 결제에 대해 제재 위험이 없다는 입장을 서면으로 남긴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향후 유사한 제재 국면에서도 이번 서면 확인이 선례로 작용해 이종통화 결제 경로를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아울러 미 재무부 실무진과 직접 교섭 채널을 확보한 것 자체가 향후 다른 통상·제재 현안에서도 활용 가능한 외교 자산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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