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고도 0승 3패, ‘윤석민 상’ 소환한 롯데 박세웅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4.20 08:27  수정 2026.04.20 08:27

평균자책점 3.00 호투하고도 0승 3패

2007년 윤석민도 3.78 ERA에도 7승 18패

승운이 따르지 않는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의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또 한 번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불운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박세웅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해낸 투구였다.


문제는 이번에도 득점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롯데 타선은 이날 8회에 와서야 겨우 1점을 뽑았을 뿐 침묵했고, 결국 박세웅은 패전 투수의 멍에를 떠안았다.


이로써 박세웅은 올 시즌 4차례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3패만 기록 중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00으로 준수하지만 유독 득점 지원과 함께 승운이 따라주지 않는다.


또한 박세웅의 9이닝당 득점 지원은 2.1점에 불과, 리그 최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박세웅의 실점이 3점을 넘어가게 되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박세웅이 시즌 첫 패를 떠안았던 지난달 31일 NC전에서 롯데 타선은 2점만 얻는데 그쳤다. 이후 5일 SSG전 3득점, 12일 키움전 무득점, 그리고 19일 한화전에서는 1점 획득이 전부였다.


호투를 펼쳤음에도 승운이 따라주지 않거나 오히려 패전 횟수가 쌓이는 투수들이 있다. 야구팬들은 이들에게 비공인 ‘윤석민 상’을 부여한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2007년 KIA 타이거즈의 윤석민은 평균자책점 3.78이라는 준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7승 18패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남겼다. 팀 타선의 지원 부족과 불펜 난조가 겹치며 ‘비운의 에이스’의 상징이 되어버린 윤석민이다.


이후 ‘윤석민 상’과 인연을 맺은 투수들이 등장했다. 봉중근은 LG 트윈스 시절인 2000년대 후반, 안정적인 투구에도 불구하고 승패 균형이 무너지는 시즌을 3년 연속 경험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 역시 미국 진출 직전인 2012년, 평균자책점 2.66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에도 9승 9패에 그쳤다.


외국인 투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2013년 에릭 해커는 평균자책점 3.69에도 4승 11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2019년 롯데의 브룩스 레일리 역시 3.88의 평균자책점에도 불구하고 5승 14패에 머물렀다. 투수의 승수가 선수 기량과 큰 상관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 시즌 박세웅도 이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등판할 때마다 최소한의 역할은 해내고 있지만, 타선이 침묵하면서 승리를 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기 초반 실점을 최소화하며 버티는 모습은 에이스의 책임감을 엿보게 하지만, 득점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심리적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박세웅의 불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박세웅은 2022년 평균자책점 3.89를 찍었으나 10승 11패로 패가 더 많았고 2024년에는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로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멘탈이 강하다 하더라도 불운이 반복된다면 심리적으로 요동칠 수밖에 없다. ‘실점을 최소화해야 승리할 수 있다’라는 부담이 자리 잡는 순간, 투구 내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과거 ‘윤석민 상’의 후보로 거론됐던 투수들 역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는 경우가 상당했다.


박세웅은 통산 성적에서도 승수와 관련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286경기에 출전해 1510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4.63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79승을 거두는 동안 무려 104번이나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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