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역내외 환율 격차 확대…코로나 이후 최대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4.19 15:30  수정 2026.04.19 15:31

일 평균 12.2원…2020년 12월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커

신현송 후보자도 환율 변동성 확대 배경으로 역외 거래 꼽아

"장부 외 파생상품 통한 거래가 많아 꼬리가 몸통 흔들어"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형성된 원·달러 환율과 국내 시장 기준 이론가격 간 괴리가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밤사이 역외 시장 변동성이 서울외환시장 개장가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원화 환율 급등락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서울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환율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를 기준으로 산출한 적정 NDF 환율과 실제 뉴욕 NDF 시장의 원·달러 1개월물 선물 최종 호가 간의 격차는 일 평균 12.2원으로 집계됐다.


NDF는 일정 시점에 외환을 일정 환율로 매매할 것을 약속한 선물환의 일종으로, 계약한 환율과 만기일 때 현물 환율 간에 차액만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헤지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투기 목적으로 거래에 참여하기도 한다.


간밤 뉴욕 NDF 시장에서 형성된 원·달러 환율은 다음 날 국내 외환시장의 환율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국내 시장 참가자들도 주시하는 지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통상 현물환율에 국내외 금리차를 반영한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를 더해 이론상의 '적정 NDF 환율'을 산출한다. 그런데 지난달에는 이 수치와 실제 NDF 시장에서 형성된 호가 간 괴리가 유독 크게 확대됐다.


지난 달 두 시장 환율의 일평균 격차는 2020년 12월(49.3원)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당시에는 연말에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보급으로 팬데믹 종식 기대가 커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과열되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


환율 종가와 NDF 시장 호가 간의 격차가 10원 넘게 벌어진 것도 이례적이다. 통상 두 지표 간 격차는 일평균 2~5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미국 관세 우려가 부각됐던 지난해 4~5월에는 8원대까지 확대됐다.


이는 지난달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현물환 시장이 마감된 뒤 야간 시간대에 발생한 글로벌 대외 변수에 역외 NDF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처럼 밤사이 확대된 역내외 환율 격차가 다음 날 아침 서울외환시장 개장가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달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 개장가는 전날 종가 대비 하루 평균 10.8원씩 차이가 나 유로존 재정위기가 발생한 2010년 5월(11.4원) 이후 가장 변동성이 컸다. 일평균 변동률도 0.73%로 2010년 5월(0.98%) 이후 가장 높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도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달 환율 변동성이 컸던 배경으로 NDF를 비롯한 역외 거래를 꼽으면서 "장부 외 파생상품을 통한 거래가 많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원화의 국제화를 통해 유동성을 키우고 거시건전성의 틀 안에서 제도를 정립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지금은 모니터링이 힘든 NDF 시장을 양성화해서 제도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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