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정한 경로를 통해 해협 통과해야”
트럼프 “호르무즈 개방 확인…감사” 환영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해 12월 1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이란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휴전 발효에 따라 지정한 항로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한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 계정을 통해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며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선박은 이란 항만해사청이 앞서 공지한 조정된 경로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측이 공지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 경로는 오만 무산담과 가까운 기존 항로가 아닌 이란 라라크섬 옆을 지난다. 이란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뒤 자국의 승인을 받은 선박에 한해 안전 항로 이용을 허용해왔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역에 기뢰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회피할 수 있는 경로인 셈인데, 이 항로를 제3국 선박에도 개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소식이 전해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 소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개방돼 모든 선박의 통행이 가능하고 정상적인 항해에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이란과의 협상이 100% 완료될 때까지는 이란에 한해 해군 봉쇄 조치가 전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항이 이미 협상된 상태이므로 이 과정은 매우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 사안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란 정부가 언급한 휴전 기간이 21일까지인 미국과 이란의 휴전인지, 이날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열흘간 휴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정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아라그치 장관의 발표 이후 국제 원유 가격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영국 런던 대륙간거래소(ICE)에서 오전 9시18분(미 동부시간) 기준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10.2% 급락한 배럴당 89.24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90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1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같은 시간 전장보다 11.3% 곤두박질친 배럴당 83.99달러에 거래됐다.
한편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이날 미국의 중재로 10일간의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은 “레바논의 휴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휴전 기간에도 레바논 남부에 파견한 지상군을 철군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데다 친이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협상 주체로 참여하지 않아 불안전한 휴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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