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16일(현지 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비판하는 언론을 겨냥해 성경 속 ‘바리새인’에 비유하며 맹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 NBC방송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전쟁부 기자회견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애국적”이라며 “때로는 여러분 중 일부가 실제로 어느 편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이고 중요한 이번 작전의 성공과 우리 군대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쓰레기 같은 기사들과, 끈질기게 퍼뜨리지 않고는 못 배기는 부정적인 보도들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언론은 마치 바리새인들과 같다. 여러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증오하는 기존 주류 언론들이 그렇다”며 “여러분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적개심 때문에 우리 미군 장병들의 눈부신 활약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바리새인들은 어떤 선행도 이 잡듯이 뒤져 잘못을 잡아내려 했고, 오직 부정적인 면만 찾으려 했다. 우리 언론의 굳어버린 마음은 오직 비방에만 집중돼 있다”며 “부디 선함에, 우리 군대의 역사적 성공에, 그리고 대통령의 용기에 눈을 뜨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바리새인은 구전으로 내려온 율법의 세부 규칙을 말 그대로 지키는 것을 신앙의 핵심으로 강요해 형식을 초월한 인간애를 지향한 예수와 심하게 대립한 유대인 종파로 성서에 묘사된다. NBC는 미 최고위 당국자가 공식 석상에서 종교적 표현을 사용해 언론을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평소 기독교 신앙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전쟁부 내 전도 활동까지 해온 인물로 전쟁 과정에서도 종교적 표현을 사용해 ‘현대판 십자군’ 논란을 빚어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언론계와 학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헤그세스 장관이 국방부 장관으로 있기 전 폭스뉴스 진행자를 맡는 등 언론계에 종사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레첸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는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감히 종교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그것도 단순히 질문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모욕을 줄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빌 그루에스킨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교수도 “‘언론은 대체 누구 편이냐’는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은 평소 그가 언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생각을 은연중에 드러내 준다”며 “기자의 역할은 진실의 편에 서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가장 정확하고 완전하고 투명하게 보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NBC 방송의 관련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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