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한 장 필름’으로 방사선·전자파 동시에 막았다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4.17 19:49  수정 2026.04.17 19:49

두 나노튜브 결합…3D 프린팅으로

초박막·경량·고성능 차폐 소재 개발

3D 다층 패턴 구조 형성 과정.ⓒ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자파와 중성자 방사선을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초박막 복합 소재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극한환경차폐소재연구센터 주용호 박사 연구팀이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은 초박막 필름 하나로 전자파와 중성자를 동시에 차단하면서도 신축성과 3D 프린팅이 가능한 복합 차폐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두 종류의 나노튜브를 결합한 것이 핵심이다.


전기가 잘 통하는 탄소나노튜브(CNT)는 전자파를 흡수하고 반사하는 역할을 붕소 성분이 풍부한 질화붕소나노튜브(BNNT)는 중성자를 효과적으로 포획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두 소재가 서로를 감싸는 ‘껍질 구조’를 자연스럽게 형성하면서, 단 하나의 필름으로 두 가지 위험 요소를 동시에 차단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머리카락보다 얇은 두께에서도 전자파의 99.999%를 차단하고 중성자의 약 72%를 줄이는 성능을 구현했다.


기술적 완성도도 눈에 띈다. 소재는 원래 길이의 2배 이상 늘어나도 성능이 유지되는 뛰어난 신축성을 가지며, 3D 프린터로 벌집 구조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실제로 벌집 구조의 경우 동일 두께의 평면 소재보다 차폐 성능이 최대 15%까지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영하 196도의 극저온부터 250도의 고온까지 견디는 내구성까지 확보해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는 단순한 소재 개발을 넘어, 산업 전반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나의 소재로 전자파와 방사선을 동시에 차단할 수 있게 되면서 인공위성·우주정거장·원자력 시설·암 치료 장비·웨어러블 방호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설계 단순화와 경량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3D 프린팅과 결합된 맞춤형 차폐 구조 설계는 향후 우주·에너지·의료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이다.


주용호 박사는 “이번 소재는 테이프처럼 얇고 고무처럼 유연하면서도 전자파와 방사선을 동시에 차단하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차폐 기술”이라며 “우주시대 실현에 필요한 초물성 소재 확보와 국산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는 기술로 향후 구조 설계 최적화를 통해 성능을 더욱 높이고, 실제 산업 현장 적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 최신 호에 게재됐다.


한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 G-LAMP 프로그램, GNU우주항공방산연구소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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