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자괴감, 당신만의 것 아냐”…구교환표 위로 담은 ‘모자무싸’가 온다 [D:현장]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4.17 16:06  수정 2026.04.17 16:08

18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

통쾌한 성공담 대신 오늘의 실패와 좌절을 끌어안는 방식의 위로를 내세운 작품이 찾아온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JTBC 새 금요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 는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뒤처진 듯한 자괴감과 열등감, 질투에 휩싸인 한 인간이 타인의 위로와 응원을 통해 다시 삶을 견뎌내는 이야기다.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차영훈 감독과 배우 구교환, 고윤정, 오정세, 강말금, 박해준, 한선화가 참석했다.


차영훈 감독은 “사람들은 삶을 살면서 가치 있는 사람, 중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되면 상관없는데, 보통은 누구보다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며 “그러다 보면 시기, 질투 같은 못난 감정이 올라온다. 이 작품은 그런 감정으로 살아온 사람이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극 중 주인공 황동만은 20년째 영화 데뷔를 하지 못한 감독이다. 주변의 친구들은 이미 잘나가는 감독, 제작자, 기획 PD가 됐지만, 동만은 여전히 자기 무가치함과 자괴감, 열등감, 질투, 불안 속에 갇혀 있다. 차 감독은 “데뷔 못한 영화감독이 멋지게 입봉하고 천만 영화를 만드는 사이다 스토리는 아니다”라며 “시청자들에게 ‘오늘의 좌절, 실패, 부끄러움, 자괴감이 너한테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 다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러니 너무 마음에 두지 말고 내일을 살자’는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라고 했다.


ⓒ데일리안

구교환은 황동만을 단순한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제가 만든 동만이는 영화감독 지망생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의 가족이고 연인이며 누군가의 연출자이기도 했다”며 “이 작품은 황동만 입봉기가 아니라 주변의 친구 같은 인물들,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판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사실 그건 맥거핀이고, 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다. 황동만은 여러분”이라고 전했다.


동만과 호흡을 맞춘 변은아 역의 고윤정은 극 중 최필름 직원이자 PD로 등장한다. 그는 “은아는 어릴 때의 트라우마로 인해 불안이나 두려움이 발현될 때마다 코피를 흘리는 증상을 가진 인물”이라며 “그 증상도 받아들여 가면서, 위로받는 존재인 동만을 만나 응원하고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시작부터 웃음이 터졌다. 포토타임 도중 넘어지는 해프닝을 겪은 박해준은 “찰나를 딱 찍어주셔서 감사하다. 벌써 사진이 올라왔더라”며 “왜 그렇게 나왔는지 제발 설명해달라. 너무 고릴라처럼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본인이 맡은 황진만을 소개하며 “지금 상황과 딱 맞다. 제 역할이 본인의 과오를 자책하며 그 자괴감과 싸우는 캐릭터”라며 “본인 스스로 무덤을 파고 괴로워하는 인물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구교환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정말 솔직하고 심플하게 ‘너무 하고 싶다’, ‘나에게도 이런 인물을 만나는 기회가 생기는구나’ 싶어 특별했다”며 “황동만을 만나면서 어딘가에 이런 동만이가 존재할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동만이가 존재하면 그와 함께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고윤정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전했다. 구교환은 “제 캐릭터는 일방적으로 대사를 많이 토해내는 편인데, 윤정 배우는 눈으로 대사를 뱉더라”며 “대사는 제가 많이 쳤는데, 정작 윤정 씨의 대사를 들은 기분이었다. 분위기와 무드를 만들 줄 아는 배우라 덕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 동만과 은아가 교감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나온다. 차 감독은 “실제 있는 기계는 아니고 가상의 장치지만, 최근 웨어러블 디지털 기기들이 많이 나와 있어 조금 더 진일보한 설정”이라며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부정적, 긍정적 색으로 보여주고 터치하면 그 감정을 단어로 설명해주는 기능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뒤에 더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데 더 말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고윤정은 극 중 대사 중 “인생의 목적이 뭐냐”는 질문이 특히 남았다고 했다. 그는 “저는 평소 목적 없이 산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래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며 “또 ‘좋은 감정 덩어리 없어요’라는 대사가 인상 깊었다. 사람은 살다 보면 특정 감정에 치우치기 쉬운데, 저 역시 저를 돌아보며 좋은 감정으로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배우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차 감독은 “이 배우들을 두고 캐스팅 이유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을 정도”라며 “같이 작업하면서 각 배우의 멋진 면을 발견한 게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구교환 배우는 6개월 동안 정말 황동만으로 살았다. 점점 구교환이 희미해지고 황동만이 진해지는 경험을 저와 배우 모두 했다”고 평가했다.


고윤정에 대해서는 “눈이 정말 깊다. 초반 촬영 때는 눈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며 “지문에 ‘엷은 미소’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표현일 수 있는데 윤정 씨가 그냥 그 미소를 지어줬다. 그걸 보고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모자무싸’는 MBC ‘21세기 대군부인’, SBS ‘신이랑 법률사무소’ 등의 작품들과 맞붙는다. 이에 차 감독은 “마음이 불판 위에 있는 것 같다. 다 잘못한 것 같고, 첫 촬영 때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크다”며 “시청률이나 화제성이 잘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불안감이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다만 “같은 시간대 작품들과 결이 다르니, 시청자들이 원하는 결의 작품을 사랑해주길 바란다”며 “꼭 함께 이야기하는 작품 중 하나가 ‘모자무싸’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해준은 “JTBC 최고 시청률이 아직도 ‘부부의 세계’ 아니냐”며 “그 기록을 넘는 걸 목표로 원대한 꿈을 꿔도 괜찮지 않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일단 1, 2화부터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즐겁고 재밌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구교환은 “푹신한 이불에 누워 귤 까먹으며 드라마 보는 안온함의 계절이 왔다”며 극 중 대사를 응용해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메시지와 울림이 있어도 재밌지 않으면 못 버틴다. 그런데 저는 자신한다. 이 작품은 재밌고, 웃기고, 감동적”이라며 “저도 대본을 보면서 여기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오히려 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겠더라”고 전했다.


한편 ‘모자무싸’는 오는 18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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