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4세 미만도 가차없이 '종신형'…결단 내린 그 나라 대통령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6.04.17 11:36  수정 2026.04.17 11:36

ⓒAP

한국에서는 중범죄를 저질러도 만 14세 미만이면 이른바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으로, 형사처벌이 아니라 수강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엘살바도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전날 만12세 이상 미성년자가 살인이나 테러, 강간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를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하는 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법안은 전날 관보에 게재됐고 오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12세에서 18세 미성년 범죄자에게 적용되던 기존의 특별 법적 절차는 모두 폐지된다. 다만 정기적인 형량 재검토와 보호관찰부 석방 가능성에 대한 규정은 포함됐다.


기존 엘살바도르의 법정 최고형은 60년이었으며 청소년의 형량은 그보다 낮았다. 정부는 이번 법안 시행에 맞춰 관련 사건을 심리할 새로운 형사 법원도 신설할 계획이다.


유엔(UN) 인권사무소는 이번 개정안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부켈레 대통령은 "과거의 법률 체계가 어린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어왔다"며 이번 조처를 옹호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2022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대대적인 범죄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군경 등 치안 당국을 총동원해 현재까지 9만 1000여 명을 영장 없이 범죄단체 조직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이들이 수용된 엘살바도르의 감옥은 열악한 환경으로 악명이 높다. 100여 명의 수감자가 30평(100㎡)남짓한 감방 안에서 생활한다.


24시간 내내 조명이 켜진 곳에서 맨바닥이나 4단으로 쌓인 금속 선반 위에서 잠을 자야 한다. 운동이나 종교 교육 시간은 하루 30분 정도에 불과하다. 수감자들은 하루 23시간 30분을 좁은 창살 안에서 지내야 하는 셈이다.


또 수감자 전원은 머리를 삭발하고 흰색 속바지만 입은 채 생활하며 이동할 때는 항상 고개를 숙이고 손을 머리 뒤로 올린 채 뛰어야 한다.


인권 단체들은 구금자 중 최소 500명 이상이 국가 감시하에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촉법소년은 형사 책임 능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돼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 대상이 되는 10~14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이전부터 꾸준히 발생해왔다.


이에 성평등가족부는 지난달 6일 '형사미성년자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구성해 해당 논의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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