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개인 해외투자 확대 영향"…경상흑자에도 환율 안 떨어져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4.17 09:05  수정 2026.04.17 09:06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대외부문의 구조적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이후 국내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실질환율은 상승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한국은행

거주자의 해외 투자와 고령화에 따른 저축률 상승으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에도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간 중심의 해외투자 확대와 자본 유출 구조가 변하면서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대외부문의 구조적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이후 국내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실질환율은 상승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015년까지 경상수지가 흑자이면 실질환율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로는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 환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2023년 이후엔 경상수지 흑자폭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환율이 더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우리나라가 순대외채무국에서 순대외자산국으로 전환된 점이 핵심 변화로 꼽힌다.


과거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면 외환보유액 형태로 축적되면서 환율 안정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민간 부문의 해외 주식, 채권 투자가 늘면서 자본이 유출돼 원화 절하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지현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2015년 이후 자본 유출로 인해 실질환율이 상승하는 빈도가 확대됐다"며 "외환시장 거래 규모가 클수록 동일한 자본 유출에도 환율 변동이 완화되며,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대비 반응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환율 상승에는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인구 고령화에 따른 저축 증가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개인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 투자 등이 급증하면서 달러 자산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고령화로 저축은 늘고 국내 투자는 둔화되면서 경상수지가 확대되고, 그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구조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 경제가 선진국과 유사하게 민간 중심의 해외자산 운용 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경상수지와 환율 간 조정 메커니즘이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외환시장 안정과 자본 흐름 관리에 있어 거주자 자본 이동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확대됐다.


김 과장은 "최근처럼 거주자의 해외자산 수요가 단기간에 빠르게 늘어나거나 대외 여건 변화로 외국인 자금 흐름 변동성이 커질 경우 외환시장 민감도가 높아지고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환당국이 추진 중인 외환시장 구조 개선과 MSCI 선진국지수 및 WGBI 지수 편입을 통한 자본유입기반 확충, 투자자 다변화는 외환시장 심도를 강화해 단기적 수급 불균형에 따른 환율 변동성을 완충하고 민감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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