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하향 2차 공개포럼 개최…"제도 보완·피해자 권리 보호에 집중해야"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4.15 16:32  수정 2026.04.15 16:35

"소년재판의 비공개주의·피해자 보호 사이 균형점 재설계해야"

"소년재판 시 검사 항고권 보장 안 돼…법의 엄중함 깨닫게 해야"

"소년 강력 범죄, 단순한 일탈 아냐…복합 요인 분출해서 발생"

이호욱 서울 방학중학교 학교폭력책임교사(사진 가장 왼쪽)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관한 제도적 보완 방안' 주제 공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형사 미성년자, 즉 촉법소년 연령 기준의 하향 여부를 두고 사회적인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제도 보완을 위한 정부 차원의 공개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촉법소년 연령을 내리는 것보다는 제도를 보완하고 피해자 권리 보호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평등가족부는 교육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관한 제도적 보완 방안'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공개 포럼을 개최했다.


우리 형법상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일컫는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소년법상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최근 범죄를 저지른 10~14세 소년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촉법소년 검거 인원은 1만9654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2023년, 1만6436명) 대비 19.6%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들 중 살인·강도·강간추행·방화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826명에 달했다. 정부 역시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기존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놓고 '촉법소년 연령 사회적대화협의체'를 출범시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촉법소년 연령 인하 찬반'이라는 단선적인 구도에서 벗어나서 소년 범죄 예방 정책 전반의 문제로 우리 사회의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형사법제연구본부 연구위원은 "촉법소년들에 대한 보호 처분이 결코 가벼운 처분이 아니다"라며 제도의 작동 방식 보완을 통해 사회의 신뢰를 얻고 피해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연구위원은 해외의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소개하며 "어느 나라도 연령 기준 변경만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독일과 일본의 경우 촉법소년 기준이 만 14세로 우리보다 높지만 영국은 만 10세, 프랑스는 13세 미만이었고 미국은 주별로 상이했다.


다만 배 연구위원은 형사 처분 뿐만 아니라 신속한 교육적·치료적 처우, 피해자 의견 반영 등 비사법적인 처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년재판의 비공개주의와 피해자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연구위원은 "피해자에게 최소한의 절차 통지권과 결과 통지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소년법의 보호 이념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배 연구위원의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현직 교사와 판사, 검사, 경찰, 시민단체 관계자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교육적 개입'과 '피해자의 온전한 회복'이라는 가치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욱 서울 방학중학교 학교폭력책임교사는 "촉법소년 제도가 진정한 교화와 재사회화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법 절차의 종료가 끝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교육적 개입이 시작되는 기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제도와 공교육 제도 간의 공식적인 연계 시스템 구축 및 제한적 정보 공유 ▲다수의 평범한 학생을 보호하고 비행소년의 연착륙을 돕는 '중간 적응 단계'의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년은 학교생활에 필요한 사회적 기술과 회복적 사법의 관점을 체화하고 학교의 일반 학생들은 물리적·심리적 분리를 통해 안전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사건 심리 개시를 할 수 없거나 개시할 필요가 없는 경우, 또는 사안이 경미하다고 인정되면 소년재판의 심리를 개시하지 않는 심리 불개시 처분을 소년부 판사가 내릴 수 있게 돼 있는 소년법 제19조 제1항·2항 내용을 언급하며 "정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이 정당한 처벌인지,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 설계를 하려면 연령 하향 여부를 넘어 소년사법제도 전반의 절차 정비, 처우 개선 그리고 특히 피해자 권리 보장을 중심으로 한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혜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소년재판 시 검사의 항고권이나 의견 진술권이 보장돼 있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대 범죄를 저지르면 처벌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하고 법의 엄중함을 깨닫게 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년 보호 사건 절차에선 피해자는 완전히 소외돼 있었다"며 "이들의 목소리 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형사 절차의 강화보다 소년 보호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형률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는 "저연령 소년의 강력 범죄는 사실 단순한 일탈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보호자의 부재·학대 또는 또래 집단에서의 따돌림과 같은 외적 요인과 내재해 있는 정신질환과 같은 요인이 결합해서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경우를 훨씬 많이 본다"고 말했다.


이어 "소년 보호 절차에서는 형사 절차에서 생소한 각종 조사가 일상적으로 실시되고 있고, 이러한 조사를 통해 소년의 성향과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처우, 즉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10일부터 부처 누리집에서도 온라인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오는 18일과 19일, 충북 오송과 서울에서 시민참여단 200여명이 참여하는 숙의 토론을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형사법제연구본부 연구위원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관한 제도적 보완 방안' 주제 공개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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