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너'를 잡는 찌질한 사투, 실체는 내 안의 가시였다
쇼츠, 릴스 등 짧은 길이의 영상물들만 소비되는 현재 가수가 곡 안에 담아낸 상징과 그들의 세계관, 서사를 곱씹어 볼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아티스트가 담아낸 '작은 영화'인 뮤직비디오를 충분히 음미해보려 합니다. 뮤직비디오 속 이야기의 연출, 상징과 메시지를 논하는 이 코너를 통해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고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재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지난 13일 미니 8집 ‘7TH YEAR: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를 발매했다. 전원 재계약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앨범은 8년 차 그룹이 마주한 불안과 공허를 ‘가시’에 빗대 그려냈다. 타이틀곡 ‘하루에 하루만 더’(Stick With You)는 팀의 존속과 꿈에 대한 절박한 의지를 '끝이 보이는 사랑'으로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하루에 하루만 더' 뮤직비디오
줄거리
뮤직비디오는 수빈의 귓가에 연인(전종서 분)이 이야기를 속삭이며 시작된다. 여자가 떠나자 수빈을 필두로 멤버들은 번갈아 가며 그녀를 쫓는 한 인물의 서사를 연기한다. 태현은 지하철 인파에 끼여 멀어지는 여자를 놓치고, 범규는 술집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는 그녀의 손을 잡으려 하지만 실패한다. 연준은 빗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꿈꾸지만 이는 곧 깨어날 환상에 불과했다.
멤버들은 자신을 막아서는 사람들을 밀치고 때리며 처절하게 질주하지만, 여자는 이미 다른 사람과 행복하게 전화를 하며 떠나간다. 마침내 여자를 찾아낸 순간, 자신의 손가락에 박힌 가시를 빼내고 마주한 상대는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떠나가는 여자를 붙잡으려 했던 모든 사투가 사실은 자기 내면의 불안과 싸우는 과정이었음을 보여주며 영상은 끝이 난다.
해석
이번 뮤직비디오는 다섯 멤버가 한 명의 주인공이 돼 이별을 거부하는 심리적 단계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여기서 전종서가 연기한 여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붙잡고 싶었던 '꿈' 혹은 팀의 '영속성'을 상징한다. 재계약 과정에서 느꼈던 불확실성과 이별의 공포가 '떠나가는 연인'이라는 장르적 서사로 치환된 것이다.
상대방이 변해서 떠나간다고 믿었지만, 관계를 아프게 하고 본인을 주저앉게 만든 것은 스스로의 마음속에 돋아난 가시(불안)였다는 깨달음이다. 가시를 빼내고 마주한 남자가 자기 자신이라는 설정은, 외부의 시선이나 상황보다 내면의 확신이 더 중요함을 시사한다. 손으로 루프(Loop) 기호를 그리는 안무 역시 이 지독한 불안의 굴레를 끊고 '하루만 더' 무한히 함께하고 싶은 재계약 이후의 간절한 다짐을 형상화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하루에 하루만 더' 뮤직비디오
총평
그동안 판타지적인 세계관과 청춘의 성장을 노래해온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이번에는 가장 찌질하고 솔직한 민낯을 꺼내 들었다. 액션신과 감정신을 소화하며 배우 전종서와 팽팽한 텐션을 유지한 멤버들의 연기력은 곡의 애절함을 배가시킨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기존의 청량함을 덜어내고 묵직한 에너지를 채워 팀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재계약이라는 실제 상황을 앨범의 테마로 가져오는 정공법은 8년 차 그룹이 가질 수 있는 진정성이다. '가시덤불' 같은 현실 속에서도 멈추지 않겠다는 이들의 선언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새로운 챕터가 더 단단해진 확신으로의 전진임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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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돋운 가시를 꺾고 지켜낸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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