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로제타 홀 기행편지 복원 공개
부식되던 희귀 사료 18개월 정밀 복원 완료
보구녀관 모습 등 희귀 사진 59점 함께 수록
국가기록원이 복원한 로제타 셔우드 홀 두루마리 기행편지 ⓒ국가기록원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제54주년 보건의 날을 맞아 양화진기록관이 소장한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편지를 전면 복원해 최초로 공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기록물은 19세기 말 조선의 의료 환경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희귀 사료다.
로제타 홀은 국내 최초 여의사 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하고 한글 점자 교재를 제작하는 등 한국 현대 의학사에 기여한 인물이다.
기행 편지는 로제타가 1890년 의료선교를 위해 미국을 떠날 때부터 조선에 도착한 직후인 1891년 1월까지의 활동을 고향 가족에게 전하기 위해 작성했다.
편지는 낱장의 편지 94매를 이어 붙여 만든 형태다. 가로 16.4cm, 세로 길이가 31.8m에 달하는 방대한 두루마리 구조를 띠고 있다.
1890년 9월 4일 샌프란시스코항에서 증기선을 타고 호놀룰루와 일본을 거쳐 10월 14일 조선에 도착하기까지 40일간의 여정이 상세히 기록됐다.
조선 도착 이후 3개월간의 기록에는 당시 척박했던 의료 환경과 주민들의 일상이 묘사됐다. 특히 전통 한옥 진료소인 보구녀관의 모습과 가마, 전통 혼례, 고종이 청나라 사절단을 맞이하는 행렬 등 로제타가 직접 촬영한 희귀 사진 59점이 부착돼 당시 시대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사료는 부착된 비닐테이프의 변색과 접착제 경화, 필기 매체인 아이언 겔 잉크의 산화로 인해 종이가 바스러지는 등 훼손이 심각한 상태였다. 국가기록원은 약 18개월에 걸쳐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탈락된 글씨의 결실부를 복원용 한지로 보강하는 정밀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물리적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원본 크기에 맞는 굵게말이축을 사용해 말림 횟수를 최소화하고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해 안정성을 높였다. 디지털화 작업도 병행해 이후 열람과 연구 및 전시 활용을 위한 복제본을 제작했다.
복원된 기행 편지의 원문은 양화진기록관 누리집과 국가기록원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가기록원은 2008년부터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며 현재까지 81개 기관의 기록물 9272매를 복원해 왔다.
이용철 국가기록원장은 "로제타 홀의 기행 편지가 복원되어 보건의 날에 국민에게 공개되고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보유한 복원 기술로 소중한 기록유산들이 안전하게 영구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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