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韓 신용등급 ‘AA-’ 유지…잠재성장률 1.9%로 하향 조정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1.30 17:28  수정 2026.01.30 17:29

반도체 수출·대외건전성 견조

고령화에 잠재성장률 1.9% 하향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레미 주크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 아태지역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와 면담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은 ‘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을 반영해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1.9%로 하향 조정했다.


재정경제부는 30일 피치가 한국의 견조한 대외건전성과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를 근거로 국가신용등급(IDR)을 위에서 네 번째 등급인 ‘AA-’로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첫 국제 신용평가 결과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등으로 불거졌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국회 과반 의석 확보를 통해 정책 추진 동력이 마련된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피치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1.0%에서 올해 2.0%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더불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0bp(1.0%포인트) 인하하며 내수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를 원인으로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2.1%에서 1.9%로 낮춰 잡으며 구조적 도전 과제를 제시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앞서 경고한 2030년대 1%대 성장률 진입 우려와 궤를 같이한다.


재정 여건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재정 투자 확대를 ‘느슨한 재정 기조’로 규정하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피치는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2.0%를 기록하고 국가채무비율은 50.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재정 투자가 실질적인 잠재성장률 제고로 이어지지 않은 채 정부 부채만 지속해서 증가할 경우 향후 신용등급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외건전성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평가받았다. 한국은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GDP 대비 23.3% 규모의 순대외채권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원화 가치는 지난해 미국 주식 투자 확대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으나 2026~2027년에는 다시 절상될 것으로 예측됐다.


가계부채는 GDP 대비 90% 수준으로 선진국 대비 높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과의 통상 이슈 및 상호 관세 가능성, 북러·북중 관계 강화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지속 등이 꼽혔다.


피치는 고령화에 따른 지출 소요를 통제해 중기 국가채무비율을 하향 경로로 안착시키거나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할 경우 등급 상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재정적자 확대나 우발채무 현실화로 국가채무비율이 급격히 상승하면 등급 하락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평가를 통해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제 신용평가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한국 경제의 견조한 대외신인도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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