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조 기금 운용기준 손질…벤처 투자 유인·환위험 관리 강화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1.29 15:00  수정 2026.01.29 15:00

기획처,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평가지침 의결

벤처투자 가점 2배, 결성 후 3년 수익률 평가 제외

해외자산 환위험 관리 강화, 코스닥150 5% BM 반영

기획처 전경. ⓒ데일리안DB

정부가 1200조원대 기금 여유자산 운용 방향을 손질하며 벤처투자 유인을 키우고 해외투자 환위험 관리 기준을 강화한다. 벤처투자는 초기 손실 구조를 감안해 수익률 평가 방식부터 조정하고, 해외자산은 환정책을 실제 운용에 맞춰 평가하도록 바꾼다. 기금별 자산운용계획이 ‘2026년 기본방향’을 얼마나 반영했는지도 기금운용평가에서 점검한다.


기획예산처는 29일 제1차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열고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과 ‘2026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 지침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의는 ▲기금 거버넌스 개편 ▲거버넌스 개편에 수반되는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 수립 ▲기금운용평가 지침 정비 등 3개 축으로 진행됐다.


투자풀 밖까지 포괄…기금 운용 ‘한 틀’ 정비


정부는 현재 67개 기금 가운데 투자풀에 참여하는 기금 61개와 미참여 기금 6개를 포괄해 기금 여유자산 운용의 ‘대원칙’과 고려사항을 공유하는 구조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투자풀에 위탁된 자금에 대해서만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투자풀에 기탁하지 않은 여유자금까지 포함해 정책 정합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기본방향은 경제·금융 여건 전망과 자산운용 관련 대원칙·운용 방향을 담아 각 부처에 공유한다. 기획처는 해외투자 비중이 증가한 흐름 속에서 국내주식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성장성이 있는 우량기업 투자도 각 기금이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 주재로 제1차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개최해,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 및 2026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지침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기획예산처
벤처투자 ‘초기 손실’ 반영…가점 확대·수익률 평가 유예


기금운용평가 지침 개정안의 핵심은 벤처투자 평가체계 조정이다. 정부는 벤처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기 위해 기금운용평가 가점 항목에서 혁신성장 분야 투자 배점을 현행 1점에서 2점으로 확대한다.


벤처투자 성과를 정량평가할 때는 펀드 결성 초기 구조를 반영한다. 펀드는 결성 직후 운용·관리 비용이 선반영돼 초기에 수익률이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이런 특성을 감안해 펀드 결성 후 3년 이내 수익률은 정량평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국내주식 평가 기준도 조정한다. 대형·중소형 기금의 국내주식형 기준수익률(BM)에 코스닥 지수를 일부 반영해 코스닥시장 투자 여건을 넓힌다. 기준수익률은 기존 코스피 단일 기준에서 코스피와 코스닥150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다만 정부는 코스닥 지수 혼합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며, 지수 산정 과정에서 혼합 기준을 두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 주재로 제1차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개최해,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 및 2026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지침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기획예산처
해외자산 ‘환차익’ 왜곡 논란 차단…환위험 관리 평가 반영


해외투자 부문은 환위험 관리가 강화된다. 정부는 기금의 해외자산 투자 확대에 따라 환율 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커졌다고 보고, 환위험 관리 항목을 정성평가 지표로 신설한다.


해외자산 상대수익률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기준수익률 산정 방식도 손본다. 기존에는 자산운용계획상 환정책에 따라 헤지 지수 또는 언헤지 지수를 적용했으나, 실제 운용 과정에서 환정책이 달라질 경우 평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실제 운용한 환정책을 기준수익률 산정에 반영하도록 해, 환노출 여부에 따른 성과평가 왜곡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비했다.


또 기금의 투자 다변화 예시 조항을 정비하고,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을 어느 정도 준수했는지를 평가하도록 관련 항목도 손질한다. 기획처는 기금운용평가가 단순한 점수 부여보다 기금별 경영평가와 연동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기본방향과 평가 지침 개정이 기금별 설립 목적과 법령상 운용 원칙을 전제로 하면서도, 벤처·혁신 투자 확대와 해외투자 위험관리 강화 등 공통 과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기금의 여유자금은 2025년 기준 14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이에 기금자산운용 정책 거버넌스로서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자산운용 기본방향을 수립・배포함으로서 각 기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금 여유자금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면서도 공적 재원으로 조성되는 만큼 혁신생태계 활성화 및 신성장동력 발굴 등 사회경제적 책임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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